이호준(41·NC)이 없는 NC를 상상할 수 있을까.
NC의 정신적 지주 이호준이 야구를 떠난다. NC는 3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치른다. NC는 이호준의 은퇴를 맞아 다양한 행사를 연다. NC 선수단은 이호준의 등번호 '27번'을 새긴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경기장은 은퇴기념 엠블럼과 깃발로 장식한다.
이호준이 직접 시구를 하고, 장남이자 야구선수인 이동훈 군이 시타를, 차남 이동군 군이 시포를 한다. 경기 후에는 포스트시즌 기념행사와 함께 이호준의 '다이노스 아너스 클럽' 가입식이 열린다. 선착순 1만 명의 ㅍ내들에게는 이호준 은퇴기념 티셔츠와 클래퍼가 증정된다.
광주출신 이호준은 1996년 해태에서 데뷔했다. 프로 초창기에는 투수로 데뷔했지만, 타자로 전향 후 빛을 본 경우다. 2000년 SK로 팀을 옮긴 그는 2013년부터 NC에서 5년을 더 뛰었다. 통산 1264타점(역대 3위)과 3269루타(역대 4위)는 오른손 타자로서 1위다. 통산 337홈런은 장종훈(340홈런)에 이은 오른손 타자 역대 2위다.
성적도 좋았지만 더 대단한 것은 따로 있다. 2011년 창단한 신생구단 NC가 빠르게 신흥명문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이호준의 역할이 컸다. 이호준은 2013년 3년 20억 원이라는 FA대박을 터트리며 NC에 입단했다.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김경문 NC 감독은 이호준 효과에 대해 “처음 NC에 부임했을 때만 하더라도 총각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고참 이호준이 가세하면서 팀의 중심이 잡혔다. 이호준이 지금의 NC 야구문화를 정착시켰다”며 노장을 칭찬했다.
후배들도 이호준을 롤모델로 여기고 잘 따랐다. 김태군은 “처음 NC에 왔을 때 이호준 선배가 ‘항상 사람은 기회가 온다’고 말씀해주셨다.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란 말이 답이다”며 선배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박민우는 “이호준 선배의 리더십을 가장 배우고 싶다. 말 한마디를 해도 후배들이 귀담아 듣게 된다. 선배님은 아우라가 있으시다. 엄격하지만, 그라운드 안에서는 마음껏 뛰도록 해주신다. 선배님 덕분에 선수단에 규율이 생겼다”고 평했다.
불과 창단 7년을 맞은 NC가 짧은 시간 프로야구의 강자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에는 이호준의 공이 컸다. 비록 이호준은 은퇴하지만, 그가 남긴 유산은 전통으로 NC에 계속 전해질 전망이다. 이제 선수 이호준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