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기교 장착’ 린드블럼, 롯데 PS 전선 이상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9.29 21: 47

조쉬 린드블럼(30·롯데)은 성공한 외국인 선수다. 2015년 롯데에 입단해 2016년까지 23승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로 마운드를 이끌었다.
딸의 병으로 2016년 시즌 후 미국 복귀를 택한 린드블럼은 올해 시즌 중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투구수를 끌어올리는 과정이 있었으나 그 후로는 남부럽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롯데의 후반기 반등을 이끈 원동력 중 하나였다. 그런데 올해와 지난해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형적인 파워 피처였던 린드블럼의 투구에서 기교가 보인다.
린드블럼은 전형적인 강속구 투수에 가까웠다. 평균 140㎞ 중·후반대의 공을 던지며 상대를 힘으로 윽박질렀다. 여기에 200이닝을 소화할 정도의 강인한 체력도 동시에 선보였다. 그런데 올해는 조금 다르다. 타 팀 전력분석팀 관계자들은 “린드블럼이 힘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코너워크와 구종 선택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런 모습이 29일에도 잘 드러났다. 린드블럼은 29일 인천 SK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98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1피홈런) 1실점으로 호투하고 시즌 4승째를 따냈다. 여전히 빠른 공은 위력적이었다. 다만 구속은 예전만 못했다. 이날 린드블럼의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7㎞, 평균은 144㎞였다. 한창 때의 린드블럼의 수치는 아니었다.
하지만 투심을 섞어 던졌고, 그러면서도 이날 상대적으로 좁아 보였던 스트라이크존을 잘 공략했다. 또한 린드블럼의 빠른 공 승부를 염두에 둔 SK 타자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변화구 비중을 확 높였다. 린드블럼은 이날 주무기인 슬라이더 29개를 비롯, 커브 10개, 체인지업 16개, 포크볼 15개를 던뎠다. 전체 투구수(98개) 중 무려 71.4%가 변화구였다.
그러나 구속이 조금 떨어졌을 뿐 여전히 힘이 있는 빠른 공이 있어 변화구도 효율적으로 먹힐 수 있었다. 좌우를 이용한 코너워크도 좋았고, 적시에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져 병살타도 유도해냈다.
경기 후 린드블럼은 "이전 경기보다 좋은 피칭을 못했지만, 강민호 선수의 리드가 좋았고 앤디 번즈가 어려운 타구를 잡아주면서 많은 힘이 됐다. 인천에서 경기를 할 때 롯데 팬분들도 많이 와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항상 힘이 된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계속 팀이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린드블럼의 상승세는 포스트시즌이라는 대업을 앞둔 롯데에 큰 희망으로 자리하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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