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 말린스)과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메이저리그에 다시 홈런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스탠튼과 저지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나란히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날 스탠튼은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4회말 훌리오 테헤란을 상대로 솔로포, 그리고 8회말 렉스 브라더스의 공을 통타,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2개의 홈런을 추가. 58, 59호 홈런 고지를 동시에 밟았다.
스탠튼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70경기에서 33홈런을 때려내며 홈런 페이스를 대폭 끌어올렸고, 9월 들어서도 8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이로써 스탠튼은 지난 2006년 라이언 하워드(당시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58홈런을 터뜨린 이후 11년 만에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2010년대 들어서 한 시즌 동안 스탠튼만큼 홈런을 때려낸 선수는 없었다는 의미.
아울러 스탠튼은 메이저리그 역사에 14번째로 58홈런을 정복한 선수가 됐고, 이제 지난 2001년 배리 본즈의 73홈런 이후 16년 만에 60홈런 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눈 앞에 두게 됐다.
역대 60홈런을 정복한 선수는 베이브 루스(1927년 60개), 로저 매리스(1961년 61개), 마크 맥과이어(1988년 70개, 1999년 65개), 새미 소사(1988년 66개, 1999년 63개, 2001년 64개), 배리 본즈(2001년 73개) 등 5명에 불과하다.
내셔널리그에서 스탠튼이 홈런을 펑펑 때려내고 있는 사이,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애런 저지의 홈런 페이스가 막판 타오르고 있다. 저지는 같은날 뉴욕 브롱스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 경기에서 1회말 제이크 파리아를 상대로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로써 저지는 1987년 마크 맥과이어의 신인 최다 홈런 기록(49개)을 경신한데 이어 신인 최초의 50홈런 고지까지 밟은 뒤 나날이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스탠튼과 저지라는 양대 리그의 홈런 쌍두마차가 메이저리그 홈런의 시대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50홈런 타자가 두 명이나 등장하는 등 29일 현재, 총 5998개의 홈런이 나오며 지난 2000년 기록했던 리그 최다 홈런 5693홈런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올해가 최고의 홈런 시즌이다.
다만, 당시 맥과이어와 본즈, 소사 등 홈런 상승을 이끌었던 인물들은 이후 약물 스캔들에 휘말렸고, 당시 메이저리그가 약물로 점철됐던 시즌이라는 것이 추후에 밝혀지며 당시의 홈런 기록들은 퇴색됐다.
메이저리그의 도핑 테스트 시스템이 강력해지면서 당시와 같은 대규모 약물 스캔들은 자취를 감췄고, 이후 타자들보다는 투수들이 더욱 득세하는 투고타저의 시즌으로 이어졌다.
기나 긴 투고타저의 시즌을 딛고 올 시즌에는 다시 홈런의 시대로 돌입한 모양새. 항간에는 공인구의 반발력이 높아졌다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지만 아직은 확인된 바가 없다. 결국 올해 야구팬들은 2010년대 들어서 최고의 홈런 파티의 시즌을 만끽하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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