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빨간사춘기의 기세에 모두 놀랐다.
여성듀오 볼빨간사춘기가 쟁쟁한 가수들을 밀어내고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다. 29일 오전 7시 기준, 볼빨간사춘기의 신곡 '썸 탈거야'는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을 비롯해 지니뮤직, 올레뮤직, 엠넷닷컴, 소리바다, 벅스, 몽키3 등 7곳에서 실시간 1위를 기록했다. 더불어 '나의 사춘기에게', '블루', ;고쳐주세요', '상상' 등의 수록곡들은 각종 차트에서 줄세우기를 보였다.
워낙 음원 파워가 있는 볼빨간사춘기이기에 이번에도 상당한 성과를 낼 것이라 예측이 컸지만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는 업계의 반응이 크다. 특히 음원퀸 아이유도 밀어낸 모습은 가히 놀랍다고 할 만 하다.
볼빨간사춘기는 전형적인 대중 스타는 아니다. 앨범을 발매할 때를 제외하고는 크게 화제성이 있는 뮤지션은 아니며 안지영이나 우지윤 역시 이슈를 동반하는 연예인이 아니다(물론 이는 스타성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음원차트를 움직이려고 노력(?)하는 거대 팬덤이 있는 것 또한 아니다. 그리고 이는 다른 음원강자들과는 확연히 다른 볼빨간사춘기만의 특징이다.
곧 볼빨간사춘기의 힘은 철저히 대중에게서 나온다. 누군가는 대중을 불특정 다수의 모호한 집단이라 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여기서는 음원차트에서 볼빨간사춘기의 신곡이 등장하면 자연스럽게 듣는 리스너들을 말한다. 이들은 누구의 열렬한 팬도 아니고 '음.잘,알'이 아닌 습관적으로 음원차트를 재생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결국 이런 사람들이 편하게 노래를 선택하고 듣는 가수가 바로 볼빨간사춘기다. 시작은 지난해 '우주를 줄게'가 역주행으로 음원차트 1위를 하면서부터였다. 그리고 한 번 들었더니 좋아서 계속 듣게 되고 이후 노래까지 찾아듣게 되는 콘텐츠 자체의 힘이 이런 놀라운 성과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물론 호불호는 갈린다. 그룹명처럼 소녀감성 가득한 간질간질한 가사가 싫다는 사람도 있고, 안지영 특유의 맑은 허스키의 블루스 적인 창법을 선호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플레이리스트에 볼빨간사춘기의 노래가 포함돼 있는 것에 대해 크게 거부감은 없다. 어쩌면 볼빨간사춘기는 2017 폭넓은 대중이 선택하는 노래에 가장 근접한 지표일지도 모르겠다.
볼빨간사춘기는 지난 28일 'Red Diary Page.1'을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볼빨간사춘기의 풋풋함과 사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썸 탈꺼야’부터 연인과의 이별을 푸르게 표현한 ‘Blue’, 사춘기의 외로움이 묻어나는 ‘나의 사춘기에게’ 등 각 곡마다의 다채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볼빨간사춘기의 멤버 안지영과 우지윤이 6곡 모두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nyc@osen.co.kr
[사진] 쇼파르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