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인터뷰] '출루율 5할' LG 백승현, 포스트 오지환 자리매김?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9.29 06: 12

LG가 이번에는 '포스트 오지환'을 찾은 걸까. 백승현(22)이 조금씩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LG는 28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kt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팀간 최종전을 15-6으로 승리했다. 장단 18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집중력이 빛났다. 특히 박용택이 6타수 4안타 5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하위 타선에서는 백승현이 빛났다. 8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출장한 그는 2타수 1안타 3볼넷 1득점으로 알토란같은 모습을 보였다. 데뷔 후 최다인 한 경기 4출루.

2015년 LG에 2차 3라운드로 입단한 백승현은 단 한 번의 1군 출장 없이 병역 의무 수행을 위해 떠났다. 입단 이후 곧장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을 마친 뒤 올 5월 팀에 합류했다. 육성선수였던 백승현은 22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정식선수로 신분이 바뀌었고 곧장 1군에 등록, 선발출장했다. 오지환의 부상 때문이었다. 오지환은 부상을 입었던 발목이 성치 않은 상황. 양상문 LG 감독은 "군대를 보낼 때부터 기대가 컸던 선수다"라며 백승현 등록 이유를 설명했다.
프로 데뷔전. 이날 4타수 1안타로 1군 무대 첫 안타를 신고하기도 했다. 이때부터 선발 유격수는 줄곧 그의 몫이었다. 5경기 타율 3할3푼3리(12타수 4안타), 출루율은 5할에 달한다. 볼넷(4개)이 삼진(3개)보다 더 많다. 물론 17타석의 표본은 공신력을 갖기에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러나 이 자체가 기적이다. 지난 8월 실전에 뛰어든 백승현. 퓨처스리그 시즌이 종료된 후였다. 경찰청이나 상무에 입대하며 실전을 치른 상황도 아니었는데, 퓨처스리그 경기마저 뛰지 못한 것. 기껏해야 연습 경기 출장이 전부였다. 경기 감각이 완전히 바닥이어야 맞는데, 기죽지 않고 침착히 눈야구를 하고 있다는 건 17타석의 적은 표본이 깎아내릴 수 없는 부분이다.
백승현은 "공익근무 기간 동안 준비를 많이 했다. 물론 1군 콜업을 생각한 건 전혀 아니었다. 내년 시즌을 보고 준비했다"라고 밝혔다. 타격, 특히 힘에 자신이 없던 그는 공익근무 기간 동안 10kg를 불렸다. 일과시간 이후에 운동을 거르지 않으며 준비했고,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력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백승현은 5경기에서 실책 한 개만을 기록했을 뿐, 무리없이 유격수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양상문 감독 역시 "타구가 몇 개 안 가긴 했다. 그러나 퓨처스리그도 뛰지 앟은 선수다. 사실상 프로 첫 경기를 치르고 있는 수준인데 선방하고 있다. 애초에 수비 하나만큼은 1군에서 통할 거라고 평가받던 선수였다"라고 백승현을 칭찬했다.
백승현은 "아직 타구판단이 완벽하지 않다. 보완할 부분이 많다"라고 겸손한 자세를 취하면서도 "사실 타격에는 자신이 없었지만 수비는 원래 자신있었다"라고 미소지었다. 그렇다고 타석에서 기여도가 없는 것도 아니다. 안타보다 선구안이 눈에 띈다. 백승현은 "존을 최대한 좁히고 한복판에 들어오는 공만 치려고 한다. 지금 내가 코스를 노리고 칠 상황은 아니다. 나쁜 공에만 배트를 내지 않으려고 신경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LG는 실낱같은 포스트시즌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흔히 가을야구에서는 '미치는 선수'가 나와줘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표현한다. LG가 기적을 만들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다면, 백승현이 그 주인공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단지 올 시즌의 문제가 아니다. LG는 올 시즌 종료 후 주전 유격수 공백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오지환의 군 입대가 예정돼있는 상황. 대체 자원의 확보가 절실하다. LG는 강승호, 장준원, 오상엽, 류형우 등 숱한 선수를 시험했지만 1군에 연착륙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올 겨울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백승현이 그 자리를 꿰찰 수 있다. 일단 수비력에서만큼은 1군감으로 평가받기에 가능성이 높다.
현재 LG는 2015년 2차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선수들이 1군에서 활약 중이다. 1라운더 안익훈, 2라운더 최민창, 3라운더 백승현까지. 백승현은 "동기들이 있어 힘이 난다"라고 밝혔다. LG가 '영건'들에 힘입어 가을야구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올 시즌뿐만 아니라 미래 동력으로도 충분할 전망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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