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하루살이' LG의 가을시계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9.28 22: 08

여전히 실낱같은 희망이다. 그러나 LG의 가을시계가 완전히 멈춰선 것은 아니다. 벼랑끝에 놓였던 LG가 투타의 조화를 앞세워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LG는 28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kt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팀간 최종전을 15-6으로 승리했다. 1-1로 맞선 2회 유강남의 희생플라이가 이날 경기 결승점이었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타선이었다. LG 타선은 2회 4안타 4득점의 빅 이닝을 시작으로 장단 14안타를 때려내며 kt 마운드를 폭격했다.

9월 들어 매 경기가 중요한 LG였지만 이날 경기는 그 의미가 몇 배는 더 컸다. LG는 26일 광주 KIA전 0-6 완패로 시즌 67승3무69패, 승률 4할9푼3리를 기록했다. 5위 SK와 승차는 4경기. 트래직넘버가 1로 줄어드는 순간이었다.
복잡했던 5위 경쟁 '경우의 수'는 오히려 단출해졌다. LG가 남은 5경기를 모두 이긴 뒤 SK가 남은 3경기를 모두 패하는 것. LG의 포스트시즌이 멀어보였던 이유다.
멀어보였을 뿐, 신기루는 아니었다. LG는 이날 투타의 조화를 앞세워 kt를 누르고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1회 정현에게 선취점을 내줄 때만 해도 먹구름이 끼는 듯했다. 그러나 곧장 반격에 성공했다. 2회 양석환의 동점 솔로포를 시작으로 유강남, 이형종의 연속 안타가 나왔다. 백승현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강승호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최근의 LG는 흐름에 찬물이 끼얹어졌을 때 이를 되살리지 못했다. 이날은 달랐다. 문선재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를 불러들여 2-1 역전을 만들었다. 이어 안익훈의 볼넷으로 1사 만루, 박용택이 우전 안타로 주자 두 명을 불러들였다. 빅 이닝으로 순식간에 4-1 리드를 만든 것.
kt도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2회 유한준의 2루타에 차곡차곡 진루타를 더해 한 점 추격했다. 쫓기는 분위기를 바꾼 건 이번에도 타선이었다. LG는 4회 선두 백승현의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여기서 강승호의 희생번트가 포수 정면으로 향하며 선행주자가 잡혔다. 또다시 찬물이 끼얹어진 것. 이번에도 LG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해결사는 문선재. 문선재는 볼카운트 1S에서 정성곤의 2구 속구(140km)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두 차례 찬물 위기에도 후속 타자들의 집중력으로 역전을 완성한 것이다.
LG 타선은 8회와 9회 각각 4점씩 뽑아내는 집중력으로 리드를 9점 차까지 벌렸다. 경기 막판 승부에 쐐기를 박은 셈이었다.
양상문 LG 감독은 21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하루살이 같은 심정이다"라고 밝혔다. 매 경기 전력투구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 발언이었다. 당시 2연패에 빠져있던 LG는 하루살이 발언이 나온 21일 경기도 내줬다. 이후 삼성과 NC를 차례로 꺾으며 2연승으로 분위기를 바꿨지만, 다시 2연패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먹구름이 끼었다.
이제 정말 벼랑 끝이었다. 한 경기만 패해도 가을야구가 어그러지는, 말 그대로 하루살이 신세에 처한 것. 그 상황에서 '오늘만 본 LG'가 승리를 따낸 것이다.
아직 LG의 포스트시즌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ing@osen.co.kr
[사진] 수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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