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현장] 김의성 "돈에만 관심 보이면 영화 발전에 악영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9.28 17: 56

 영화배우 김의성이 스크린 독과점과 수직 계열화, 독립영화 쿼터 등 영비법 개정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내놓았다.
김의성은 28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비법)’ 개정안에 따른 영화계 대토론회에서 대기업의 배급-상영 겸업에 대해 “저는 수직계열화가 특정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극장이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기업으로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보긴 하나 (상업적으로만) 돈을 버는 일에만 관심을 보이면 영화의 발전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장 측이 관객이 적은 영화에 상영관을 적게 배정하는 것을 지적했다. “영화가 만들어지면, 마치 링에 올라 상대 선수와 싸우는 것처럼, 관객들의 평가를 받아야할 시간이 필요한데 그 과정이 너무나 짧다.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도 그렇지만 중간 규모의 영화도 힘들다. 제작비를 아끼며 촬영해 홍보 비용 등도 최소화로 이뤄지는데 무엇보다 스크린 배분에 집중해야 할 게 아닌가 싶다”고 부연했다.

영화기자협회가 주최하고 노웅래 국회의원실이 주관한 이날 토론회는 배우 정진영이 사회를 맡아 영비법 개정안 적용에 따른 현안을 놓고 패널들이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부에서는 CGV 조성진 전략지원담당, 엣나인 정상진 대표, 인디플러그 고영재 대표,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최재원 대표, 레드피터 이동하 대표가 패널로 나섰고 롯데엔터테인먼트 김무성 팀장, KTB 이승호 상무, 영화감독 정윤철, 영화사 하늘 김광현 대표, 한국영화산업노동조합 안병호 위원장이 2부의 패널로 나섰다.
‘대립군’을 연출한 정윤철 감독은 “극장은 개봉 영화가 1주차에 빛을 못 보면 내동댕이치는 것 같다. 제 영화가 90억짜리였는데, 상영기간을 일주일도 안 주고 5일 만에 내렸다”고 아쉬워했다. 이 영화는 5월 31일 개봉해 누적 관객수 83만 7475명(영진위 제공)을 기록했다. 809개의 스크린 수로 시작해 6월 6일에 534개로 줄어들었다.
그는 “스크린 수가 금세 줄었다는 것을 충격으로 느꼈다. 그런 현상들의 원인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사실 현상만 보면 창작자의 입장에서 굉장히 힘들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수직계열화에 대해서는 “물론 영화계에 미친 장점도 많다. 스크린 독과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를 해체한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양적인 규제를 통해서도 (스크린 독과점을)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싶다”며 “극장이 갑(甲)이다 보니 배급사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 가령 ‘영화 상영 기간을 유지 해달라’고 말할 수도 없다는 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에 롯데엔터테인먼트 김무성 팀장은 “수직계열화가 적폐는 아니다. 물론 중요한 것은 콘텐츠라는 것에 이견은 없다. 배급을 하는 측면에서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며 “배급사도 마케팅 회의에 같이 들어가서 논의를 하고 있다. 영화는 극장 상영이 끝난 이후에도 살아 있는 생물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그 부분까지 같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의성은 “스크린 독과점 등 영화업계 독점을 해결하기 위해 수직계열화를 해체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4개 정도의 대형 투자배급사들이 한국 영화의 기둥 역할을 하면서 양적, 질적 성장에 기여를 했다고 본다”라며 “올 여름 ‘군함도’ 사태를 바라보면서 그 안에 숨어 있던 위기가 나왔다고 느꼈고 그에 대한 문제의 해결책을 생각해봐야 한다. ‘군함도’는 피로도를 폭발시킨 결정적인 기폭제였을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반적으로 대기업의 투자-배급이 같이 가야한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만약 영비법으로 인해 대기업이 극장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된다면 또 다른 투자사들이 등장해 그 간극을 메울 것이라고.
KTB 이승호 상무는 “요즘에는 배급 없이 투자만 하는 곳은 없다. 배급 없는 메인 투자사를 찾기 힘들다. 한국이 투자-배급 시스템이 정착돼서다”라면서도 “저희 같은 투자사 입장에서는 4대 배급사 체제가 깨지고 새로운 중소사들이 오는 게 좋다. 체제가 깨지더라도 다른 자본가들이 들어와서 빈자리를 채울 거다. 하지망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더 이상 (스크린 독과점을)지켜보기 힘들어서 이 자리가 열린 것 같다. 전체 산업을 위해 영비법이 반드시 좋은 방향으로 개선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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