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감독이 꼽은 후반기 수훈갑은 'TEAM 두산'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9.28 06: 12

"골고루 다 잘했지".
여전히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이 치열한 순위 싸움. 선두 KIA에 1경기 뒤진 2위 두산의 기세가 식을 줄 모른다. KIA는 5경기, 두산은 3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정규시즌 우승 향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결과는 최종전이 열리는 10월 3일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미소 짓는 팀이 어디인지와 상관 없이 두산의 후반기 대약진은 충분히 박수받을 만하다. 두산은 전반기 82경기서 42승39패1무, 승률 5할1푼9리를 기록했다. 선두 KIA(승률 .671)와 승차는 13경기. 현실적으로 뒤집기는 쉽지 않은 격차였다.

그 어려운 걸 두산이 도전하고 있다. 두산은 후반기 첫 9경기서 8승1패 호성적을 거뒀다. 이는 두산의 후반기 약진의 '티저 영상' 같은 느낌이었다. 두산은 후반기 59경기서 40승17패2무, 승률 7할2리를 기록 중이다. 역시 무서운 기세로 3위까지 치고 올라온 롯데(승률 .673)도 후반기 성적에서는 두산에 2게임 밀린다.
놀라운 약진 덕에 선두 KIA가 매직넘버를 좀처럼 줄이지 못하고 있었다. 두산은 24일 잠실 kt전 승리로 KIA와 공동 선두에 올랐다. 개막전 이후 177일만이었다. 비록 KIA가 26일 LG전을 승리한 반면 두산이 27일 kt전을 패하며 다시 1경기 차로 벌어졌다. 그럼에도 어느 누구도 우승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이 자체로 기적의 레이스. 김태형 두산 감독에게 '공신을 꼽아달라'는 질문을 던졌다. 좀처럼 특정 선수를 꼬집어 칭찬하지 않는 김태형 감독은 "그런 거 대답 안 하면 안되나?"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짐짓 고민에 잠긴 뒤 김태형 감독은 몇몇 선수의 이름을 언급했다. 김 감독은 "마운드에서는 (김)강률이가 정말 잘해줬다. 타선에서는 (박)건우와 (오)재일이도 칭찬한다"라고 언급했다.
김강률은 올 시즌 68경기에 등판해 86이닝을 소화하며 7승2패12홀드5세이브,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 중이다. 9월 중순부터는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바꿔 세이브를 거듭 쌓아가고 있다. 약점이던 제구력을 고치자 강점이던 구위가 위력을 뽐내는 중. 김태형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도 김강률에게 마무리를 맡길 것"이라고 공언했다.
박건우도 악몽의 4월을 지난 뒤 맹타를 유지하고 있다. 1할대였던 타율은 어느덧 3할7푼까지 끌어올렸다. 타율 선두 김선빈(.379)와 경쟁 역시 아직 모른다. 오재일도 후반기 53경기서 타율 3할3푼5리, 15홈런, 47타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박건우는 후반기 팀내 타율, 오재일은 홈런 선두다.
이어 김태형 감독은 "사실 한두 명을 꼽기 힘들다. 골고루 정말 잘해줬다"라고 모든 선수로 범위를 넓혔다.
실제로 김재호가 빠진 상황에서 류지혁이 기대 이상으로 분전 중이며, 류지혁이 타박상으로 빠졌을 때 서예일도 자기 역할을 다하고 있다. 포수 양의지가 주춤할 때면 박세혁이 언제든 마스크를 쓸 수 있다.
투수진도 마찬가지. 후반기 팀의 '승리요정'이었던 함덕주는 불펜으로 이동, 2경기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더스틴 니퍼트가 조금 주춤하지만 장원준이 건재하며 유희관이 감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사실 김 감독의 말처럼 한두 명이 잘해서는 후반기 7할대 승률을 만들어낼 수 없다. 이제는 진부한 표현이 됐지만, 두산의 화수분 야구가 그래서 강한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두산의 후반기 약진은 그 자체로 박수받을 일이다. 이제 관심은 두산이 박수받는 단상이 어딘지 여부 뿐이다. 남은 6일의 승부가 더욱 흥미로운 이유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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