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홈런왕을 예약한 최정(30·SK)이 막판 스퍼트에 나선다. KBO 리그 역사를 통틀어서도 몇 없는 최우수선수(MVP) 트리플크라운이 가능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최정은 올 시즌 리그 최고의 타자다. 27일까지 시즌 127경기에서 타율 3할2푼1리, 46홈런, 11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27이라는 개인 최고 성적을 냈다. 홈런에서는 2위권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사실상 타이틀을 확정했다. 장타율(.696) 또한 2위 윌린 로사리오(한화·0.661)와의 차이가 있어 2관왕이 유력하다.
올 시즌 개인 타이틀 판도는 여러 선수들이 각자의 영역을 갈라놓고 있는 형국이다. 때문에 최정 외에는 다관왕이 없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여기에 홈런만 많은 공갈포도 아니다. 전체적인 성적이 고르다. 타율은 리그 18위, 출루율 3위, 타점 공동 4위, 루타 5위, OPS는 1위다. 득점권 타율(.392)도 리그 2위로 해결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이런 최정은 올 시즌 유력한 MVP 후보로 뽑힌다. 물론 부상만 없었다면 50홈런을 찍고 최유력후보로 나설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쉽다. 그래도 야수 쪽에서는 가장 균형이 잡힌 성적을 냈음은 확실하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의 덕을 본 것은 있지만, 다른 경쟁자들보다 수비 부담이 큰 3루를 보고 있다는 점에서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2년 연속 40홈런, 역대 3루수 단일시즌 최다 홈런 등 인상 깊은 기록도 여럿 세웠다.
절대강자가 없는 투수 쪽에서도 20승 변수가 있어 결국 대항마는 나올 것이다. 그러나 이를 이겨내고 만약 MVP에 오른다면 개인적으로나 구단 차원에서나 경사다. SK 프랜차이즈에서 정규시즌 MVP는 딱 한 명, 2008년 김광현이었다. 아직 야수 출신 MVP는 없었다. 3루수 출신 MVP는 2010년 이대호(롯데) 이후 처음이 된다.
최정도 이른바 ‘MVP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다. 최정은 2008년 한국시리즈 MVP에 오른 바 있고, 올해는 올스타전 MVP도 수상했다. 구조상 정규시즌·한국시리즈·올스타전에서 모두 한 차례 이상 MVP를 따내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올스타전 MVP의 경우는 사실 여러 가지 변수가 있고, 한국시리즈 MVP는 팀 성적이 함께해야 한다. 독보적 성적을 내면 따라오는 정규시즌 MVP와는 다르다.
정규시즌에서는 무려 5번이나 MVP를 따낸 이승엽도 올스타전 MVP가 없었다. 숱한 올스타전 출전에도 이상하게 트로피와 멀었다.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MVP 경험이 있는 구대성도 올스타전은 인연이 없었다. 반대로 정규시즌과 올스타전 MVP 경력이 있는 박병호는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해 이가 빠졌다.
때문에 그간 사례도 딱 두 번밖에 없었다. 바로 전설적 존재인 이종범과 타이론 우즈다. 이종범은 1994년 정규시즌 MVP, 2003년 올스타전 MVP, 그리고 1993년과 1997년은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우즈는 1998년 정규시즌 MVP, 2001년에는 올스타전과 한국시리즈 MVP를 석권했다. 최정이 올해 MVP를 거머쥐면 역대 세 번째가 된다.
MVP 투표는 포스트시즌 돌입 전 한국야구기자협회에 등록된 28개 회원사(종합지 10개, 방송 및 종편 10개, 스포츠 전문지 6개, 통신사 2개) 투표가 완료된다. 막판까지 강한 인상을 남긴다면 좋은 성과도 기대할 수 있다. 최정의 남은 3경기가 주목되는 이유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