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대의 미래’ 장신가드 박지원·김진영에게 달렸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9.28 06: 10

‘영원한 라이벌’ 연세대와 고려대의 라이벌 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된다.
연세대는 27일 오후 4시 연세대 신촌캠퍼스 체육관에서 벌어진 ‘2017시즌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고려대를 70-61로 꺾었다. 2연승을 거둔 연세대는 대학농구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라이벌 구도가 역전됐음을 확인한 경기였다. 고려대는 올해 정기전서 로 패한데 이어, 대학리그 결승전까지 2연패를 당했다. 올 시즌 가장 중요한 2개 타이틀을 모두 연세대에게 헌납한 것. 2013년 이종현의 입학과 함께 대학리그 3연패를 달성했던 고려대는 절대강자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결승시리즈에서 가장 흥미로운 매치업은 1학년들이 주전으로 나선 슈팅가드였다. 청소년대표 출신인 연세대 박지원(19, 192cm)과 고려대 김진영(19, 193cm)은 장신가드로 주목받는 차세대 주자들이다. 두 선수는 시리즈 내내 맞붙어 흥미를 자아냈다.
1학년답게 파이팅이 넘치고, 저돌적으로 골밑으로 돌진하는 스타일은 두 선수가 닮았다. 박지원은 1학년답지 않게 클러치슈팅에 매우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1차전서는 덩크슛까지 터트렸다. 박지원은 2차전서도 코트에 몸을 날리길 주저하지 않으며 8점, 3리바운드, 3스틸로 활약했다. 4쿼터 승부에 쐐기를 박는 6득점이 백미였다.
은희석 감독은 “저학년들의 성장이 뿌듯하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특히 박지원은 대형가드 재목이다. 슈팅자신감이 결여됐었는데 하루에 천 개씩 연습을 했다. 그러더니 결정적 3점슛을 터트리더라. 미래에 국가대표까지 되길 바란다”면서 덕담을 했다.
김진영도 밀리지 않았다. 그는 2쿼터에만 9득점을 폭발시키는 등 17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 3스틸, 3블록슛으로 고려대에서 가장 돋보였다. 가드면서 높이가 좋아 블록슛까지 적극 가담하는 특이한 스타일의 소유자다. 김진영은 고비 때마다 3점슛도 3개를 폭발시켰다. 비록 고려대가 패했지만, 김진영의 플레이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박지원과 김진영은 국내서 보기 힘든 돌파형 장신슈팅가드로 대성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프로가드들은 외국선수가 주는 3점슛을 처리하거나, 수비에 치중하는 보조자 역할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박지원과 김진영은 이정현처럼 국내 해결사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좋은 신장에 비해 너무 마른 체격조건은 반드시 개선이 필요한 부분. 남은 대학기간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해서 프로농구에 어울리는 탄탄한 몸을 키우는 것이 필수다.
두 선수가 성장할수록 앞으로 연세대와 고려대의 라이벌 관계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허훈, 김낙현 등의 졸업으로 이제 대학농구는 차세대 주역들이 이끌어 나가게 됐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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