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관객들에게 또 한 번의 큰 울림을 선사할 영화가 등장했다.
영화 ‘대장 김창수'(감독 이원태)는 1896년 명성황후 시해범을 죽이고 사형선고를 받은 청년 김창수가 인천 감옥소의 조선인들 사이에서 대장으로 거듭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실화 영화다. 조진웅은 감옥 안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끝까지 투쟁하는 청년 김창수를 연기했다.
이 내용만 보면 우리가 몰랐던 또 한 명의 독립투사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김창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백범 김구 선생의 청년 시절 이름이다. 하지만 영화는 이를 강조하지 않는다. 단지 조국을 위해 싸웠던 한 청년이 진정한 독립 운동가로 성장하는 모습을 따라서 보여줄 뿐이다.
이에 대해 이원태 감독은 언론시사회를 통해 “우리가 흔히 김구 선생님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이라는 것과 독립 투쟁 과정들이다. 하지만 그런 빛나는 순간이 있기까지 그분이 역사 속에서 어떠한 과정을 겪었는지는 잘 모른다. 김창수라는 젊은이가 백범 김구라는 것을 95%는 모르시는 것 같다. 이것을 알려드리고 싶었다. 젊은 나이에 감옥소에 있는 사형수의 신분으로도 희망의 끈을 버리지 않고 결국 우리 민족의 지도자가 됐다는 것은 이 시대에도 좋은 의미를 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김창수를 연기한 조진웅에게도 대한민국 역사상 위대한 위인 중 한 사람을 연기해야 한다는 것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을 터. 조진웅 역시 감당이 안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처음에 김구 선생님 이야기라고 했을 때는 안한다고, 못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고사를 했지만 지나서 시나리오를 봤더니 책에 있는 인물은 감독님의 말씀처럼 평범한 한 사람이었고 그런 사람이 우리나라의 구국의 초석이 되어가는 그 모습을 그린 영화였다. 누구에게나 통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많이 어려웠다. 단지 배우일 뿐인 제가 어떻게 그 분의 100분의 1, 1000분의 1이라도 표현해낼 수 있겠나. 제가 벌써 마흔이 넘었고 당시 스무 살인 김창수보다 더 많은 인생을 살았는데 막상 그 모습들을 표현하려고 하니 감당이 안 됐다. 그래서 조금 창피했다. 촬영을 하면서 제가 재연해내는 것도 힘든데 어떻게 견디셨지 하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많은 분들 덕분에 제가 이 나라에서 이렇게 떳떳하고 당당하게 배우를 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뿐이었다”고 밝혔다.
송승헌은 “저희도 상업영화이긴 하지만 단순한 재미만을 쫓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아픈 역사가 있었구나를 많은 분들이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많은 분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역사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드는 분들은 항상 많은 두려움을 가지고 임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역사를 연구실이나 박물관에 모셔놓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렇게 세상에 내놓고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이 역사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드러냈다.
이처럼 배우와 감독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그 시절 아픈 역사와 그 안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위대한 위인으로 성장한 청년 김창수를 스크린으로 옮겨왔다. 과연 관객들에게도 이들의 뜨거운 진심이 잘 전달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mk3244@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