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골 호랑이의 발톱이 무뎌졌다.
고려대는 27일 오후 4시 연세대 신촌캠퍼스 체육관에서 벌어진 ‘2017시즌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연세대에게 61-70으로 패했다. 고려대는 2년 연속 연세대에게 우승을 내주며 패권탈환에 실패했다.
챔프 1차전의 핵심은 연세대의 ‘존오펜스’였다. 고려대는 3-2 등 경기 내내 다양한 지역방어를 펼쳐 연세대를 괴롭혔다. 전반전까지는 두 팀이 36-36으로 비기며 고려대의 의도대로 경기가 풀렸다. 하지만 고려대는 3쿼터 10-25, 4쿼터 11-22로 일방적으로 밀렸다. 연세대가 지역방어를 효과적으로 공략했지만, 고려대는 수비를 바꾸지 않았다. 결국 고려대는 57-83으로 대패를 당했다.
1차전서 연세대는 리바운드서 40-34로 이겼다. 특히 어시스트가 24-11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연세대는 10개의 스틸을 대부분 속공으로 연결했다. 고려대의 스틸은 5개에 그쳤다. 3점슛도 연세대가 42%(8/19)로 고려대(24%, 6/25)를 압도했다. 대부분의 기록에서 연세대가 압승을 거뒀다.
2차전을 앞둔 이민형 고려대 감독은 “어제 일찌감치 승패가 갈려 선수들을 뺐다. 오늘도 존을 서겠다. 맨투맨에서 연세대에게 매치가 되지 않는다. 특히 전현우가 빠지면서 안영준을 매치할 선수가 없다. 어제 안 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선수들에게 배수진을 치면서 정신력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은희석 연세대 감독은 “사실 고려대의 존에 고전했다. 외곽이 터져야 하는데 선수들 자신감이 결여돼 있었다. 속공도 많이 허용했다. 이제는 전세가 뒤집혔다. 선수들에게 오픈슛이 아니더라도 과감하게 던지라고 했다. 공간활용에 대한 부분도 준비를 많이 했다”고 자신했다.
고려대는 4-12로 크게 밀리며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고려대는 2쿼터 중반 23-22로 전세를 뒤집는 저력을 선보였다. 연세대가 전반전 8점을 리드했지만 3쿼터까지 51-51 동점이 됐다. 고려대는 열세는 경기를 계속 쫓아가며 끈질긴 승부욕을 보였다.
하지만 고려대는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4쿼터 시작 후 연세대에게 내리 8득점을 허용한 장면이 뼈아팠다. 올해 고려대는 연세대와 정기전에서 5종목(농구, 야구, 축구, 럭비, 빙구) 모두 패배를 당했다.
특히 농구에서 고려대는 정기전 패배에 이어 대학농구리그까지 연세대에게 내주면서 완패를 인정해야 했다. 이승현, 이종현 시대를 거치며 무적으로 군림했던 고려대 천하도 막을 내리게 됐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신촌=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