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해일이 지난해 8월 개봉한 영화 ‘덕혜옹주’ 이후 내달 3일 개봉하는 영화 ‘남한산성’을 통해 1년 2개월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데뷔 후 처음으로 왕 역할을 맡아 부담감이 컸지만 황동혁 감독의 설득과 새로운 캐릭터를 향한 도전 정신을 발휘해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한다.
‘남한산성’은 김훈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로, 조선 인조 14년에 발발한 병자호란 시기에 남한산성에 갇힌 왕 인조와 충신들이 겪는 47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인조를 연기한 박해일은 27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감독님께서 맥주 한 잔을 하면서 제게 두 가지 역할을 제안하셨는데 결과적으로는 왕 인조 역을 제안하셨다. 개인적으로 쉽지 않은 자리(제안)였다”고 말했다.
이어 박해일은 “감독님이 지금 이 시기에 작품을 해야 하는 이유부터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까지 설명하시면서 결국 저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말았다. 제가 만약 하게 된다면 무조건 잘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라며 “무엇보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정통 사극을 만들기 쉽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도전 가치가 있었다. 김윤석, 이병헌 선배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으니 이제 저만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출연을 결정한 후 당시의 생각을 떠올렸다.
출연을 결정한 이유로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원작과 비교해)굉장히 잘 정리돼 있었다. 훌륭했기 때문에 거절할 수가 없었다. 사실 인조 역을 처음에는 못하겠다고 거절했다. 제가 이 작품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배우로서의 역량이)부족하다는 마음이 들어서인데 감독님이 '왜 박해일이 인조여야만 하는가'라는 이유를 설명하시면서 저를 설득하셨다”라고 출연하게 된 가장 큰 계기로 황동혁 감독의 설득을 꼽았다.
그는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왕이 느꼈을 고통과 참담함을 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해석했다. 조선의 제16대 왕 인조는 광해군 때 중립정책을 지양하고 반금친명 정책을 썼다.
영화는 소설과 마찬가지로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충심은 같았으나, 각각 화친과 척화로 나뉜 두 신하 최명길(이병헌 분), 김상헌(김윤석 분)을 중심으로 조정의 모습을 한층 드라마틱하게 완성했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purplish@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