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범죄도시', 겉멋든 조폭영화 아니라 좋다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7.09.27 09: 56

영화 '범죄도시'(강윤성 감독)는 어떻게 진부한 소재를 진부하지 않게 만들 수 있나를 보여주는 영화다. 
'범죄도시'는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 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 형사들의 '조폭소탕작전'을 영화화 한 작품.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 무게감을 더한다. 
마초적인 포스터, 조폭, 그리고 경찰. 어디서 많이 보고 또 봤던 소재와 설정이란 생각이 들 법 하지만 영화를 보면 기존 같은 소재의 영화들과는 다른 결을 가진 작품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 

영화는 제목처럼 '도시'가 하나의 주인공 역할을 한다. 영화 속 배경이 되는 가리봉동은 조선족 조폭들간에 유혈낭자한 힘싸움이 일어나는 공간이다. 어딘가 이국적인 색깔의 이 무대에서 서민적 슈퍼히어로라고 할 만한 열혈 형사가 질서를 회복하고자 한다. 열혈 형사는 악질의 조선족 조폭과 만나 목숨을 건 싸움을 벌인다.
묘사와 터치는 열혈 형사 마석도 역을 맡은 배우 마동석처럼 우직하면서도 파워풀하다. 그러면서도 군더더기나 과한 치장이 없어 몇몇 겉멋든 느와르에서 느꼈던 기시감의 피로를 덜어준다. 결말까지 달려가는 과정은 흡사 '베테랑'을 떠올리게도 하는데, 직진 전개로 화끈한, 그렇지만 스릴 넘치는 승리감을 안긴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배우들이다. 배우들은 어찌보면 심플한 이 스토리를 풍성하게 만들고 여백을 메운다.
마동석은 '대중이 그를 사랑하는 이유'가 최적화로 이미지화된 캐릭터를 보여준다. 정의감 넘치지만 고리타분하지 않으며 어려운 순간에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 더불어 서민적이고 친근하다. 이 마동석의 캐릭터는 결국 이 영화의 전체 분위기로 이어진다. 관객이 마동석에게 바라는 액션과 유머를 200% 이상으로 만족시키기에 만약 그를 보기 위해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후회하지 않을만한 선택이다. 
배우 윤계상은 일생일대의 캐릭터를 만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시 멋스러운 악역이 아니라 좋다. 일명 '똥머리'를 하고 비열한 작업과 살인을 마다하지 않는 장 첸은 때로는 보기 힘들 만큼 악랄하기 그지없다. 지금껏 수많은 악역이 있었지만, 이처럼 생존형 살인마에 할 말만 하는 악역은 드물 것이다. 흥행여부를 떠나, 윤계상는 확실히 이 영화가 수혜자다.
이 외에도 경찰과 조폭으로 나선 여러 배우들이 제각각 자신의 자리에서 역량을 십분 발휘하며 전체적으로 좋은 밸런스를 만들어냈다. 실제 인물들을 캐스팅한 것이 아닐까란 생각마저 잠시 일으킬 정도다. 분명한 것은 포스터나 예고편이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10월 3일 개봉. /nyc@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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