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매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이 팀의 개막 마무리인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의 2017년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승환의 능력에 대해서는 믿음이 있지만 지난해에 비해서는 어려웠다고 총평했다.
오승환의 2017년은 기대에 못 미쳤다. 26일(이하 한국시간)까지 62경기에 나갔으나 1승6패20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4.10에 머물렀다. 지난해 성적(76경기 6승3패19세이브14홀드 평균자책점 1.92)에 비하면 크게 떨어졌다. 피안타율과 피홈런 비율이 동시에 치솟았고 반대로 탈삼진 비율은 떨어졌다.
직전 등판이었던 25일 피츠버그 원정에서도 1-1로 맞선 5회 승부처에 투입됐으나 투런포 하나를 얻어맞고 1이닝 2실점을 기록한 끝에 시즌 6번째 패전을 안았다. 오승환의 평균자책점은 4.10까지 올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팀으로서도 뼈아픈 패배였다.
현지 언론은 오승환의 부진 요인에 대해 지난해 과도한 출전(76경기·79⅔이닝)에 따른 후유증, 몇 차례 잔부상, 그리고 상대 타자들이 오승환의 특성을 파악했다는 정도로 뽑고 있다. 오승환도 이날 경기 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패스트볼이나 변화구 모두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오승환에 대한 굳건한 신임을 드러냈던 매시니 감독도 아쉬움을 표현했다. 매시니 감독은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홈런을 맞은 뒤) 그가 얼마나 좋은 투수인지, 중요한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투수인지, 그리고 그가 그랬던 것처럼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는 투수인지를 잘 알 수 있었다는 점에서 뼈아팠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이날 마르테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한 뒤 나머지 세 개의 아웃카운트는 깔끔하게 처리해 더 큰 씁쓸함을 남겼다.
이어 매시니 감독은 “지난해 했던 것에 비하면 올 시즌 오승환은 어려운(tough)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올 시즌 전반적인 활약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은 인정했다. 매시니 감독은 오승환이 시즌 초반 부진했을 때도 마무리 보직을 바꾸지 않는 등 믿음을 과시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 이후까지 지난해의 구위를 찾지 못하자 결국 마무리 보직을 가져왔다.
세인트루이스 역사상 20세이브 이상을 기록했으나 평균자책점이 4점대 이상이었던 선수는 지난해까지 총 3명에 불과했다. 오승환과 세인트루이스의 계약은 올해로 끝난다. 현지 언론에서는 오승환의 구위 저하를 들어 재계약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 명예 회복을 할 시간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