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통했다.
가수 아이유의 감성이 전 세대를 사로잡고 있다.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발표된 곡을 통해서 음악 팬들과 소통이 가능한 뮤지션이다. 그리고 그런 아이유의 감성은 이번에도 변함없이 음악 팬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아이유라는 뮤지션이 가진 힘이다.
아이유의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둘'이 다시 음원차트를 점령했다. 예고 없이 기습적으로 공개한 선공개곡인 '가을아침'이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을 비롯해 6개 음원차트에서, 그리고 이번 앨범 타이틀 격인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가 1개 음원차트에서 1위를 유지 중이다.
어김없이 신곡들로 차트를 빼곡히 채우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4월에 이어 차트는 다시 아이유 천하가 됐다. 요즘 컴백 가수들은 저마다 '아이유를 넘어라' 미션을 받게 된 셈이다.
두 곡뿐만 아니라 '꽃갈피 둘'에 수록된 '매일 그대와', '비밀의 화원' 등 수록곡들까지도 인기다. 음원차트의 경우 대중적인 인기 지표라고 볼 수 있는데, 빼곡하게 채운 아이유의 이름들은 이 뮤지션이 가진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꽃갈피' 첫 번째 이야기를 발표했을 때처럼, 특유의 서정성과 아날로그 감성으로 대표되는 아이유의 리메이크곡들이 전 세대의 감성을 통합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만큼 스물다섯 아이유의 감성은 특별하면서도 대중적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이야기, 또는 리메이크 감성만 통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유는 지난 2015년 발표한 '챗셔'와 올해 발표한 정규4집 '팔레트'를 통해 자신에 대해 노래했다. 스물셋의 아이유, 그리고 스물다섯의 아이유에 대한 이야기였다. 요즘 가요계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소재인 청춘 혹은 사랑 이야기가 아닌, 아이유 자신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예상대로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사실 이 곡들은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크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이유라는 특별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고,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스물셋'이나 '팔레트'가 변함없이 차트 1위의 인기를 얻은 것은 아이유에 대한 믿음, 그리고 이 뮤지션이 가진 매력이다. 공감의 감성 없이도 대중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아이유의 실력 덕분이다.
결국 아이유가 공감을 이끄는 감성 소통에도 능하고, 또 자신의 이야기만 풀어내도 음악 팬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뮤지션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 그래서 요즘 가요계에서 아이유가 서있는 위치가 더 특별하다. /seon@osen.co.kr
[사진]페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