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의 인디살롱] 새소년, 괴물 신인밴드의 탄생 “우린 성장한다”
OSEN 김관명 기자
발행 2017.09.26 13: 15

주목할 만한 괴물 신인밴드가 탄생했다. 그 이름 새소년(SE SO NEON). 바로 오늘(26) 공개된 싱글 ‘파도’를 포함해 이제 ‘고작’ 2곡만을 발표한 신인밴드이지만 발빠른 팬들은 이미 ‘새소년 신도’들이 돼 버렸다. 중성적이면서 묘하게 메탈릭한 느낌을 전해주는 보컬 겸 기타리스트 황소윤, 탄탄한 리듬감으로 시종 락킹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드러머 강토와 베이시스트 문팬시, 3인의 합이 대단하다. ‘파도’가 공개되기 직전 이들을 [3시의 인디살롱]에서 만났다.
= 반갑다. ‘파도’는 네이버 앨범발매프로젝트 시즌2 마지막 선정곡이었다. 개인적으로 심사 당시 100점 만점에 100점을 준 유일한 팀이었다.
(새소년) “감사드린다.”

= 묻고 싶은 게 많다. 우선 보컬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 깜짝 놀랐다.
(황소윤) “많은 분들이 그런 반응을 보이신다. 제 연관검색어에 ‘황소윤 성별’이 뜰 정도니까. 사실 제 목소리가 다른 성별로 들리리라고는 (지난 6월에 나온 데뷔싱글) ’긴 꿈’ 때까지는 전혀 몰랐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듣는 게 재미있다. 밴드이름이 ‘새소년’이어서 저희가 보이그룹인 줄 아는 사람들도 많다.”
= 각자 소개부터 부탁드린다.
(황소윤) “새소년에서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다. 1997년 5월23일생으로, 초등학교 때 기타를 너무 배우고 싶어 어머니를 졸라 기타를 다루게 됐다. 중학교 때는 블루스 장르에 빠져 블루스 기타를 치다가 곡을 직접 썼다. 16세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만들고 녹음한 곡들로 데모 앨범을 냈는데 이 앨범을 토대로 새소년이 결성됐다. 그리고 홍대클럽 공연장에서 활발히 공연하다가 지난해 5월 헬로루키에 올라가면서 (현 소속사인) 붕가붕가레코드 고건혁 사장님으로부터 ‘같이 해보자’고 연락이 왔다.”
(문팬시) “1995년 5월31일생으로 팀에서 베이스를 맡고 있다. 고등학교 밴드부를 하다가 음악에 재미를 붙였고, 대학까지 음악과 관련해서 들어갔다. 새소년에는 학교 선배 소개로 지난해 9월에 합류했다.”
(강토) “1993년 12월1일생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길거리에서 본 드럼 치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5학년 때부터 드럼을 배웠다. 중학교 올라가면서 동아리에서 처음 밴드를 접했다. 황소윤과는 대안학교(제천간디학교) 선후배 사이다.”
= 처음 새소년 결성 당시에는 베이시스트가 다른 사람이었다.
(황소윤) “드럼에 강토, 베이스에 김푸른하늘이었다. 김푸른하늘도 대안학교 동기였다.”
= ‘새소년’이라는 팀명은 어떻게 지었나. 1970년대 동명의 어린이잡지에서 따왔다고 들었다.
(황소윤) “그게 아니다. ‘새소년’이라는 이름은 옛날 타이포그래피를 모은 디자인 서적에서 처음 봤다. 그 서적에 ‘소년중앙’ ‘어깨동무’ ‘새소년’ 이런 옛날 글자들이 눈길을 끌었던 것이다. ‘새소년’이 어린이잡지라는 것은 1년 정도 지나서 알았다.”
= 영문명 ‘SE SO NEON’ 표기가 약간 색다르다.
(황소윤) “정확히 하자면 ‘SAE SO NYUN’으로 해야하지만 이러면 외국 사람들이 읽기에 너무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최대한 간단하고 쉬운 것으로 바꿨다.”
= 네이버 앨범발매 프로젝트에는 어떻게 지원하게 됐나.
(황소윤) “첫 EP를 10월에 내려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프로젝트를 알게 됐다. ‘파도’는 사실 EP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파도’라는 곡이 네이버 앨범발매 프로젝트의 다른 선정곡들만큼 대중적이지 않은데도 운이 좋아 함께 작업을 해서 오늘 음원으로까지 발매됐다. EP로 보면 지난 ‘긴 꿈’에 이어 2번째 선공개곡이 된다.”   
= 앨범발매 프로젝트 신청 당시 데모버전과 최근 새로 믹싱과 마스터링을 끝낸 최종버전과는 많이 다른가.
(강토) “편곡적인 부분은 별로 안달라졌다. 하지만 데모버전에서는 리얼 드럼이 아니었다. 최종버전에서 각 악기 색깔을 확실히 집어넣었다.”
(황소윤) “두 버전을 다 들어본 사람들은 굉장히 많이 달라졌다고 하더라.”
= ‘파도’, 어떤 곡인가.
#. ‘파도’ 가사 = 파도가 넘실넘실 흐려진 달 사이로 사람들 숨 쉬네 절망이 없다 / 아, 달사람 말 없이 아, 올라가 날 두고 / 조가비 목에 둘러 춤을 추며 아, 달사람 말 없이 아, 올라가 날 두고
(문팬시) “딱 들었을 때는 강렬한 곡이지만, 그 안에 부드러운 매력이 있다.”
(황소윤) “‘긴 꿈’이 멜로디를 강조했다면, 이 곡은 악기 연주를 강조했다. 새소년이 뿜을 수 있는 최대한의 에너지를 담으려 했다. 문재완(문팬시의 본명)이 얘기한 것처럼 강력하지만 세련되고 매끄러운 곡이다.”
(강토) “듣는 사람에 따라 1970, 80년대 곡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 앨범 재킷은 누가 디자인했나.
(황소윤) “오혜진이라는 일러스트레이터분이 해주셨다. ‘긴 꿈’과는 결이 다르지 않으면서도, 색감적으로는 새소년의 색채를 잃지 않으면서도, 그림 자체를 그려나가는 방식은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고 싶었다. ‘긴 꿈’은 손그림이었고, ‘파도’는 픽셀 느낌이 많이 나는 그래픽이다. 사실 ‘파도’는 강토가 얘기했듯이 올드한 록적인 요소가 있는데 이를 뒤집고 싶었다. 뭔가 세련되고 새소년스러운 분위기를 표지로 전달하고 싶었던 거다. 작가님 얘기로는 꿈속에서 본 여자애 모습을 넘실거리는 파도 속에서 표현했다고 한다.”
= 6월에 나온 데뷔싱글 ‘긴 꿈’은 무엇보다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가 화제를 모았다. 무척 시간이 오래 걸렸을 것 같다.(‘긴 꿈’ 뮤비는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는 일본작가 츠치야 호지씨한테 멤버들이 직접 이메일로 부탁해 무려 4개월이나 걸려 완성됐다.)
(황소윤) “실제로 싱글 발매가 4개월이나 늦춰졌다.”
(문팬시) “데뷔싱글이라 곡 자체도 엄청 노력해서 탄생한, 굉장히 아름답고 간지러운 곡이다.”
(강토) “사운드나 편곡이 그동안 대중이 많이 듣지 않던 것이라 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황소윤) “마냥 밝거나 사랑스러운 노래였다면 덜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발매 후 들어보니 그동안 제가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감성들이 느껴져 많이 놀랐다. 편곡과 멜로디, 악기와 뮤비, 가사가 매우 조화롭게 하나의 감성으로 어우러졌다.”
= 10월26일에 나오는 EP도 궁금하다.
(황소윤) “선공개곡 ‘긴 꿈’과 ‘파도’, 그리고 신곡 4곡 등 총 6곡이 담긴다. 앨범 타이틀은 ‘여름깃’이다. 새들의 헌털이 다 빠지고 새로 돋아나는 털들을 ‘여름깃’이라고 한다. 이 여름깃처럼 우리도 아직은 어리숙하지만 계속 성장을 해간다, 이런 느낌을 담았다.”
= 공연계획은.
(황소윤) “11월18일 상상마당에서 단독공연이 있다. 그 전에도 11월11일 부산 오즈홀에서 3팀 연합 공연이 있을 예정이다.”
= 새소년은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할 것인지 들어보는 걸로 인터뷰를 마무리하자. 수고하셨다.
(강토) “각자 가진 것들을 잘 담아낼 수 있으면 좋겠다.”
(문팬시) “강토 형과 생각이 비슷하다. 특정 장르의 음악을 하겠다, 이런 생각이 없다. 곡 작업을 하다보니 점점 재미난 곡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떤 것까지 할 수 있을까 궁금하다. 오래 활동했으면 좋겠다.”
(황소윤) “새소년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그냥 재미난 걸 하고 싶다. 그게 새소년의 매력인 것 같다. 단공 때 꼭 오시라. 수고하셨다.”
/ kimkwmy@naver.com
사진=곽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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