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홈런' 트라웃, 부상 공백 비웃는 MVP급 활약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9.26 13: 01

마이크 트라웃(26·LA 에인절스)이 30홈런 고지에 올라섰다. 왼손 부상으로 6주간 결장했지만 역시 트라웃은 트라웃이었다.
트라웃은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2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장, 3타수 1안타(홈런)으로 활약했다. 에인절스는 트라웃의 활약에도 화이트삭스에 2-4로 분패했다.
트라웃은 지난해 개인 두 번째 MVP를 수상했다. 159경기서 타율 3할1푼5리, OPS(출루율+장타율) 0.991, 29홈런, 100타점을 기록했기에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2014년에 이어 생애 두 번째 MVP. 아울러 2015년 41홈런-90타점 활약에도 MVP 투표 2위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달랬다.

올 초, 트라웃은 2년 연속 MVP를 수상할 기세로 달렸다. 첫 47경기에서 타율 3할3푼7리, 출루율 4할6푼1리, 장타율 0.742, OPS 1.203, 16홈런, 36타점. 이 활약을 가을까지 지속한다면 2년 연속, 개인 세 번째 MVP 달성이 유력해보였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부상이 트라웃을 멈춰세웠다. 트라웃은 5월 29일 마이애미전에서 도루 도중 왼손이 베이스에 걸리는 부상을 입었다. 왼 엄지 인대 파열. 트라웃은 메이저리그 데뷔 처음으로 부상자 명단(DL)에 이름을 올렸다. 트라웃은 수술 후 6주간 재활에 매진했고 후반기에야 복귀했다.
타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엄지 부상. 우려가 따랐지만 트라웃은 이를 보기 좋게 비웃었다. 부상 복귀 후인 후반기 성적만 따져봐도 그렇다. 트라웃은 이날 전까지 후반기 61경기서 타율 2할8푼8리, OPS 0.956, 13홈런, 30타점을 기록 중이다. 전반기 트라웃이 워낙 대단해서 그렇지 후반기 성적만 봐도 리그 최상위권 기록이다. 9월 부진이 아니었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성적도 충분히 가능했다.
트라웃은 전날(25일) 경기로 482타석을 소화, 규정타석 진입(155경기, 480타석)에 성공했다. 비록 타율은 떨어지지만 출루율과 장타율에서 아메리칸리그 1위에 올라있다. 물론 트라웃의 올 시즌 MVP 경쟁은 쉽지 않다. 애런 저지와 호세 알투베의 존재 때문이다. 알투베는 이날 포함 148경기에서 타율 3할4푼7리를 유지하며 사실상 개인 세 번째 타격왕을 확보했다. 아울러 200안타에도 안타 한 개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 상징성에서도 MVP 후보로 손색없다. 거기에 괴물 신인 저지가 있다. 저지는 25일과 26일 경기에서 연이틀 멀티 홈런을 쏘아올리며 50홈런 고지에 올랐다. 아메리칸리그 홈런 선두는 물론 신인왕 0순위다. 이날 50호 홈런을 때려내며 1987년 마크 맥과이어(당시 오클랜드)가 때려낸 메이저리그 역대 신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넘어섰다. 저지 쪽으로 MVP 표심이 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트라웃의 가치는 깎아내릴 수 없다. 6주 가까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MVP 후보군에 오를 만큼의 성적을 낸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트라웃은 풀타임 3년차였던 2014시즌 생애 첫 MVP를 수상했다. 2012~2013시즌 2년 연속 MVP 투표 2위에 그쳤던 아쉬움을 달래는 순간이었다. 2015시즌 다시 2위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MVP를 탈환하며 미소지었다. 비록 올해, 2년 연속 MVP 수상 도전이 쉽지 않지만 이듬해 '짝수해' 트라웃을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한 한 해였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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