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남한산성' 이병헌 "천만돌파 기대보다 좋은 작품 평가받고파"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9.26 12: 02

 배우 이병헌의 ‘열일’이다. 그가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싱글라이더’ 이후 8개월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데, 이번에는 픽션 없이 역사적 사실에 정통한 사극 ‘남한산성’(감독 황동혁)이다.
‘남한산성’은 김훈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로, 조선 인조 14년에 발발한 병자호란 시기에 남한산성에 갇힌 왕과 대신들의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10월 3일 개봉.
최명길 역을 맡은 이병헌은 26일 오전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처음 시나리오를 읽을 때는 객관적으로 읽게 되는데, 어느 캐릭터에도 치우침이 없었다. 나는 도대체 누구에게 마음이 가는지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치우침이 없다는 게 처음 겪어본 경험이었다”며 “누구에게도 치우친 감정이 없었다는 게 처음이라서 자칫 잘못했다간 위험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영화가 선과 악의 대립이 있어서 그것을 응징하는 게 대부분이지 않나. 하지만 이번 작품 속 캐릭터 모두가 정당성이 있어서 모두에 설득되는 과정이 반복됐다. 그게 이 시나리오의 매력이 아닐까 싶었다”고 처음으로 대본을 읽었을 때의 감정을 떠올렸다.

최명길은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청과의 화친을 주장하는 주화파 이조판서이다. 그의 반대편에 선 척화파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 분)과 의견 대립으로 갈등한다.
치욕을 견디고 청과 화친을 통해 일을 도모하려 하는 주화파 이조판서 최명길과 청에 끝까지 맞서 대의를 지키고자 하는 척화파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 분)의 날카로운 논쟁과 갈등이 400여 년이 흐른 현재에도 공감할 수 있는 깊은 안건으로서 생각해볼 만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병헌은 “예술 영화를 찍더라도 기본적으로 많은 관객들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누구나 갖는다. 하지만 그게 작품 선택에 중요한 요인이 돼선 안 된다는 마음이다. 많은 관객이 많이 드는 것은 행복한 일이지만, 이 영화가 정말 좋은 영화라는 평가를 듣는 게 더 좋다. 천만돌파 기대보다 좋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천만을 넘는다는 것은 축하하고 좋은 일이지만, 정상적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첫 만을 넘고 (사람들의)머릿속에서 이야기와 이미지가 날아 가버리는 것보다 계속 회자되고 그만의 정서가 남아있는 게 더 나을 게 아닐까싶다”는 개인적을 생각을 전했다.
그는 블록버스터나 해피 엔딩만을 그린 작품을 선택하진 않는다고도 했다. “(비극의 역사를 그린 작품에 출연한 게)굉장히 위험적인 선택일 수 있지만, 저는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는 게 좋다. 승리의 역사가 아닌 실패의 역사를 다룬다는 게 흥행에 위험적일 수 있지만 이런 이야기를 통해 역사를 되돌아보면 현재에 발전하고 배울점이 있을 수 있겠다 싶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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