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았다.
25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는 영화 '남한산성'(황동혁 감독)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는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이 참석했다.
'남한산성'은 이병헌, 김윤석을 비롯해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등 충무로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 역대급 캐스팅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특히 크랭크업 이후에는 "대단한 작품이 나왔다"는 입소문까지 퍼지며 명실공히 올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고의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인 만큼, 이들이 의기투합해 탄생시킨 결과물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을 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등 한 작품에서 보기 힘든 배우들을 한데 모은 '남한산성'은 먹을 것 많은 소문난 잔치를 완성해냈다.
김훈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70만 부의 판매부수를 자랑하는 원작을 가진데다, 이미 많은 이들이 잘 알고 있는 병자호란의 역사가 곧 스포일러라는 점은 '남한산성'의 약점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배우들은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로 실제 역사 그 이상의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치욕을 감수해 후일을 도모하고자 하는 이조판서 최명길이 된 이병헌, 맞서 싸워 대의를 지키고자 하는 예조판서 김상헌이 된 김윤석, 남한산성에 고립된 인조 역의 박해일, 격서 운반의 중책을 맡은 대장장이 서날쇠 역의 고수, 수어사 이시백 역의 박희순, 그리고 조선 천문 출신의 청나라 역관 정명수 역의 조우진까지, 배우들이 선보이는 연기의 합만 맛보아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충무로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배우 이병헌과 김윤석은 청과의 화친을 두고 팽팽히 대립하며 한 치의 양보없는 대결을 펼친다. 지금의 굴욕을 딛고 살아남아 새로운 삶을 도모하고자 하는 최명길 역의 이병헌은 창이요, 맞서 싸워 죽음으로써 살려는 김상헌 역의 김윤석은 방패다. 창과 방패의 싸움처럼 양보 없는 두 배우의 연기 대결은 '남한산성' 필람의 이유다.
여기에 인조 역의 박해일은 '박해일의 재발견'이라 할 정도로 최고의 캐릭터 소화력을 선보인다. 출연하는 모든 작품마다 최고의 연기력을 선보였던 박해일이지만 '남한산성' 속 박해일의 얼굴은 지금껏 보지 못한 신선한 매력으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백성의 안위와 나라의 대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조 역을 맡은 박해일은 결이 다른 섬세한 감정 연기로 고뇌하는 인조의 내면을 충실히 스크린에 재현해낸다.
격서를 운반하는 대장장이 서날쇠 역의 고수는 또다시 잘생김을 내려놓고 액션부터 감정 연기까지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를 선보인다. 또한 수어사 이시백 역의 박희순은 강도 높은 액션신에서 더욱 빛나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청나라 역관 정명수 역의 조우진은 왜 그가 지금 대한민국 캐스팅 0순위가 됐는지를 몸소 증명하는 내공을 과시한다.
'수상한 그녀', '도가니' 등 다양한 장르에서 연출력을 인정받은 황동혁 감독은 '남한산성'으로 사극에서도 통하는 파워를 보여준다. 황동혁 감독 특유의 영리한 카메라 앵글 선택은 조선의 가장 치욕적인 역사 중 하나인 병자호란으로 관객들을 데려다 둔다. 소설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던 '남한산성'의 텍스트는 생생한 영상미로 살아숨쉰다. '남한산성'을 영화화하기까지 장고를 거듭했을 황동혁 감독의 고민이 묻어난다.
'남한산성'은 오는 10월 3일 추석 극장가에 첫 선을 보인다. 과연 차린 것 많은 밥상 '남한산성'이 얼마나 수많은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남한산성'의 흥행에 관심이 쏠린다./mari@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