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수(29·오리온)가 어느 때보다 책임감을 갖고 있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고양 오리온은 24일 마카오 스튜디오 시티서 벌어진 ‘2017 슈퍼에잇’ 3,4위전에서 류큐 골든킹스(일본)를 88-71로 대파했다. 오리온은 최종 3위를 수상하며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돋보인 선수는 최진수였다. 그는 내외곽을 넘나들며 17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로 활약했다. 무엇보다 득점의 순도가 높았다. 상대 빅맨들과 겨룬 최진수는 야투 6개를 던져 모두 성공하는 저력을 선보였다. 자유투도 80%로 정확했다. 상대가 조금만 방심하면 던지는 3점슛도 인상적이었다.
경기 후 추일승 감독은 “최진수의 움직임이 좋았다. 슛 터치도 부드러웠고, 나무랄 데가 없었다. 올 시즌이 시작되면 진수가 해줘야 할 플레이를 오늘 보여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진수는 한국농구 최초로 미국대학농구 1부 리그에 진출한 유망주출신이다. 그는 사우스켄트고교를 거쳐 농구명문 매릴랜드에 입학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유학의 꿈을 중도에 접었고, 긴 공백기를 거쳐 2012년 KBL에서 데뷔했다. 데뷔시즌 최진수는 14.4점, 4.8리바운드를 올리며 오세근, 김선형과 함께 ‘신인 빅3’를 형성했다. 하지만 이후의 성적표는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오리온의 포워드 군단으로 거듭났지만 최진수는 풀타임 주전으로 뛰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승현과 장재석이 군에 입대하면서 최진수의 역할은 더 커졌다. 자유계약선수 신분 획득을 앞두고 있는 만큼 최진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최진수는 “이승현과 장재석의 공백을 메운다기보다는 우리는 서로 다른 스타일의 농구를 하는 선수들이다. 외국선수와의 조화에 따라 서로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다. 혼자 잘해서는 안 된다. 팀 전체가 잘해야 한다”며 한층 성숙한 면모를 보였다.
유학파인 최진수는 경기 중에 수시로 맥클린과 소통하며 ‘보컬 리더’의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최진수는 송창무와도 오랜 시간 함께 호흡을 맞추며 적극적으로 골밑을 지키고 있다. 최진수가 얼마나 해주느냐에 올 시즌 오리온의 성적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