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실낱같은 희망이지만 LG의 가을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아웃 후 놀라운 집중력을 선보인 LG가 6위와 5할 승률을 동시에 탈환했다.
LG는 23일 창원 마산야구장서 열린 NC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팀간 15차전을 11-9 승리로 장식했다. 4-5로 뒤진 5회 터진 강승호의 역전 3점포가 이날 경기 결승점이었다. 사직에서는 6위 넥센이 롯데에 패하며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됐다. LG는 넥센을 제치고 6위에 올라서며 5할 승률 고지를 재탈환했다. 아울러, 5위 SK와 승차를 2.5경기까지 좁히며 아직 가을야구 싸움이 끝나지 않음을 선언했다. 최근 2연승.
이날 전까지 LG는 시즌 136경기 66승3무67패, 승률 4할9푼6리에 머물렀다. 전날(22일) 삼성전 승리로 3연패 탈출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5할까지는 승패 마진 –1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2연승을 질주하며 5할 승률을 재탈환했다.
비결은 2사 후 집중력이었다. LG가 이날 뽑아낸 10득점 중 7점이 2아웃 이후에 만들어졌다. 이날 전까지 2아웃 후 홈런 최저 2위(35홈런)에 그쳤던 LG였지만 이날만 3홈런을 만들어냈다.
경기 시작부터 그랬다. LG는 1회 선두 문선재의 볼넷으로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문선재는 후속 안익훈 타석에서 2루 도루에 실패했다. 안익훈이 좌전 안타를 때려냈지만 박용택이 좌익수 뜬공 아웃. 최근의 LG였다면 무득점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4번 김재율이 벼락같은 투런포를 때려냈다. 김재율은 NC 선발 제프 맨쉽의 초구를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양석환의 2루타와 유강남의 몸 맞는 공, 강승호의 볼넷을 묶어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백승현이 9구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골랐다. 2사 후 3득점.
LG는 1회 박민우(1타점)와 재비어 스크럭스(2타점)에게 연달아 적시타 허용, 동점을 헌납했다. 거기에 3회 2사 만루에서는 대타 이호준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초반의 기세가 사라지며 3-5 역전. 다시 패색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흐름을 다시 바꾼 건 이번에도 LG의 2사 후 집중력이었다. LG는 5회 시작과 동시에 안타 두 개와 볼넷을 묶어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양석환의 희생플라이로 4-5 추격, 그러나 유강남이 인필드플라이로 물러났다. 그대로 2사 1·2루로 아웃카운트가 늘었다. 여기서 LG는 또 한 번 집중력을 발휘했다. 7번 강승호가 김진성의 초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5m의 큼지막한 홈런. 이번에도 홈런이 나왔다고 끝이 아니었다. 백승현과 최민창, 문선재가 3연속 안타로 한 점을 더 보탰다. 2사 후 4득점. 5회까지 뽑아낸 8점 중 7점이 2아웃 후에 만들어낸 것이었다.
이후 LG는 6회 2점을 더 뽑아냈다. 비록 7회 스크럭스에게 큼지막한 솔로포를 허용했지만 승부의 추가 갈린 뒤였다. 거기에 8회 2사 후 다시 유강남의 솔로포가 폭발했다. LG는 이날 전까지 2사 후 35홈런을 기록하며 이 부문 9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날만 홈런 세 방을 보탰다. 지금까지의 집중력과 차원이 달랐던 것.
비록 SK가 남은 3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면 LG는 남은 7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가을야구 탈락을 확정짓게 된다. 또한 SK가 1승을 거두더라도 6승 1패를 기록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집중력이라면 대역전극의 희망을 노려볼 가능성도 있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