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도로 사이클 동호인 대회로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투르 드 코리아(TDK) 2017 스페셜 대회'에 유독 이목을 끄는 주인공이 있다. 유일한 부자(父子) 출전자인 김동환(55, 팀프로사이클)-김정우(25, 팀프로사이클)다.
김 부자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TDK 스페셜 대회에 명함을 내밀었다. 유일한 부자 출전이다. 아버지 김동환은 최고령 출전자이기도 하다. 김 부자는 총 4차례 예선에 걸쳐 200여 명만이 참가하는 경쟁률을 뚫었다.
부단한 노력의 결과다. 아버지 김동환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페달을 밟아 1981년부터 엘리트 선수로 전성기를 누렸다. 10년 동안 태극마크를 달았고, 3년간 국가대표 코치도 지냈다. 이후 자전거 샵을 하며 아들과 함께 매일 같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일주일에 평균 400~500km를 달린다. 경희대에 재학 중이던 김정우도 학업을 중단하고 아버지 곁에서 사이클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김동환은 "아들이 벌써 TDK 스페셜 대회에 나갈 기량이 돼서 2년째 함께 출전하니 감회가 새롭다"면서도 "라이딩을 하면서 항상 아들 걱정이 된다. 지난해 대회서 부상을 많이 입어서 '내리막길서 넘어지지는 않을까' 항상 불안하다"고 했다.
김정우는 "유명 선수 출신인 아버지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더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매일처럼 새벽에 일어나서 운동하기가 쉽지 않은데 매일 새벽 6시에 자전거를 타는 아버지가 대단하신 것 같다"고 존경을 표했다.
1~2일차 레이스 결과는 모두 아버지가 반 발자국 앞섰다. 첫 날 김동환이 32위, 김정우가 36위로 골인했다. 둘째날에도 아버지가 37위, 아들이 41위로 들어왔다.
김동환은 "내용은 아들이 훨씬 좋은데 마지막 스퍼트가 내가 조금 더 낫다. 노하우고 경험 때문"이라면서도 "내년에는 아들한테 안될 것 같다. 훈련을 해보면 내가 많이 부족하다"고 겸손의 미덕을 보였다. 김정우는 "아버지 만큼만 하는 게 목표다"며 "연이틀 아버지가 빨랐다. 다음번엔 아버지를 따라잡고 싶다"고 했다.
원년 대회부터 11년 연속 개근한 김동환은 "11년 전에는 출전 동호인들이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젊은 선수들도 많아져 감회가 새롭다"며 "국민체육진흥공단서 매년 대회를 열어서 동호인도 늘어나고 질도 높아지는 것 같다. 나도 향후 3년 정도 더 출전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한편, 강원도 정선 일대에서 펼쳐진 2일차 레이스에서는 천소산(큐브 용산레이싱)이 1위, 김춘호(팀 캐니언-LSR)가 2위, 박종일(캐논데일탑스피드R)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개인종합 순위 1위에게 주어지는 옐로 저지는 다니엘 마르쿼르트(와츠 레이싱 팀)가 차지했다. 윤중헌(팀 트렉-화신)이 2위, 천소산이 3위로 뒤를 이었다.
스프린트 1위는 천소산, 산악구간 1위는 윤중헌, 베스트 영 라이더는 조재혁(팀 캐니언-LSR)이 차지했다. 팀 종합순위는 캐논데일탑스피드R이 1위, 팀 캐니언-LSR이 2위에 올랐다.
24일 최종 3일차 경주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일대에서 펼쳐진다. 총 83.4km를 달린다./dolyng@osen.co.kr
[사진]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