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후련해졌어요." 한 공간에서 호흡을 맞추다 이제는 코트 너머로 '옛 동료'를 본 유광우(32)의 첫 마디였다.
지난 2007년 삼성화재에 입단한 유광우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정든 팀을 떠나야했다. 삼성화재가 FA로 센터 박상하를 영입한 가운데, 우리카드에서 보상선수로 유광우를 지명했기 때문이다. 결국 유광우는 약 10년을 함께한 삼성화재를 떠나 새 출발을 하게 됐다.
이적 후 유광우가 친정팀을 만난 것은 지난 22일. KOVO컵 준결승전이었다. 유광우는 함께 코트에서 승리를 이끌던 동료들을 코트 건너편의 적으로 만나게 됐다.
이날 유광우는 안정적으로 공을 곳곳에 뿌리면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파다르를 비롯해 김정환, 나경복을 곳곳에서 활용하며 우리카드의 2년 만의 KOVO컵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오랜 시간을 함께 뛰었던 동료들을 상대해야만 했던 만큼, 유광우의 마음도 복잡해 보였다. 그러나 유광우는 경기를 마친 뒤 "후련해진 것 같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유광우는 "사실 부담감 속에서 경기를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경기가 끝나고 나니 후련해졌다"고 이야기했다. 복잡한 마음에 옛 동료들과 모처럼 한 공간에서 만났지만 유광우는 반가운 내색을 하지 못했다. 유광우는 "일부러 대화를 안했다. 눈 인사 정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삼성화재에서 뛴 타이스는 유광우를 격하게 반기기도 했다. 유광우는 "타이스가 갑자기 어디갔냐고 물어봤다. 같이 '삼성' 기합을 넣으라고 부르기도 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함께 호흡을 맞췄던 타이스였던 만큼, 분석도 완벽하게 될 법도 했지만, 유광우는 "사실 오늘 뛸 줄 몰랐다. 어제 경기를 보는데 중계에서 등록됐다고 이야기해서 알게 됐다"라며 "경기장 들어와서 선수들과 함께 맞춰나가면서 상대했다"고 웃어 보였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