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구단들이 9월을 기다린다. 그동안 잠시 팀에서 멀어졌지만, 병역의 울타리 안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군 전역자들, 이른바 ‘예비역’들이 팀에 합류하기 때문이다. 롯데와의 3위 싸움에서 우위를 선점해야 할 NC 다이노스에도 이 예비역들의 합류가 단비와도 같을 수 있다.
지난 20일,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제대한 투수 노성호, 내야수 노진혁, 외야수 박으뜸은 곧장 선수단에 합류했다. 김경문 감독은 이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면서 군 복무 기간 동안 어떤 부분이 달라졌나 세심하게 관찰했다. 이들은 모두 1군 경험을 갖고 있던 선수들이기에 김경문 감독이 한 번이라도 눈길이 더 갈 수밖에 없다. 김경문 감독은 예비역들의 합류를 두고 “아무래도 신인 선수들이 1군에 합류한 것과 군 전역 선수들이 합류한 것은 무게감이 다르다”고 말하며 군 전역 선수들의 합류를 반겼다.
일단 김경문 감독은 지난 20일 선수단에 합류한 예비역 3인방에 대해서 “퓨처스리그가 빨리 끝나서 경기 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다. 일단 같이 연습하고 호흡도 맞춰보면서 지켜볼 생각이다”면서 등록 여부에 대해선 확답을 하지 않았다. 여전히 등록은 미지수다.
그러나 분명, 이들이 팀에 적잖은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김경문 감독 역시 노성호, 노진혁, 박으뜸에 대해서 한 마디씩 칭찬을 하면서 이들을 세세하게 살폈다. 노진혁에 대해서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고, 박으뜸은 “몸이 정말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노진혁과 박으뜸 모두 각각 내야와 외야의 깊이를 더해줄 수 있는 자원이다. 유격수를 중심으로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노진혁은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84경기 타율 3할1푼5리(276타수 87안타) 11홈런 68타점으로 약점으로 지적됐던 타격 능력이 일취월장했다. 지석훈, 도태훈, 황윤호 등 백업 내야수들의 타격 능력이 미진한 상황에서 퓨처스리그에서 성장세를 이어온 노진혁의 활용 가치는 배가될 전망.
외야수 박으뜸은 기준 외야 자원들과 비슷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 대주자 혹은 대수비 요원이 그에게 돌아갈 역할로 보인다.
야수 자원의 증가는 체감으로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투수 파트는 다르다. 좌완 투수인 노성호의 합류는 투수진의 상황을 바꿔놓을 수 있다. 노성호는 올 시즌 상무에서 21경기(20⅓이닝)2승 2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1.77 피안타율 1할5푼9리의 성적을 남겼다. 33개의 삼진을 뽑아내는 동안 10개의 볼넷을 내줬다. 군 복무 이전부터 고질적이던 제구 문제가 조금은 해소된 듯한 기록.
아무래도 지난 12~17일, 6경기 연속 두 자릿수 실점을 기록했고 9월 팀 평균자책점 6.82로 마운드가 붕괴된 NC 입장에선 노성호의 합류에 기대를 거는 부분이 있다. 빠른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 그리고 김진성, 이민호, 원종현, 임창민 등 주요 필승조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점에서 노성호가 팀에 가져다 줄 수 있는 플러스 요인은 분명하다. 임정호, 강윤구, 구창모와 함께 좌완 라인을 강화할 수도 있다. 20일 합류와 동시에 노성호는 불펜 피칭을 하면서 1군 합류 가능성을 점검했다.
김경문 감독은 일단 조심스럽다. “(노)성호는 계속 괜찮다고, 1군에서 던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노성호가 상무에서 팔이 좀 아파서 경기를 많이 못 뛴 듯 하다. 그래서 일단 최일언 투수코치가 보고 상태를 판단할 것이다”고 말했다.
NC는 9월 들어서 팀 페이스가 전체적으로 떨어져 있다. 롯데와 펼칠 3위 싸움의 기세에서도 밀리는 듯한 형국이다. 그렇기에 변화의 모멘텀이 필요하다. 예비역 선수들의 합류로 분위기 전환의 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과연 예비역들은 NC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
[사진] 노성호(왼쪽부터)-노진혁-박으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