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한 조효현, 추일승 감독 미소 짓게 만들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9.23 06: 36

조효현(29·오리온)이 오리온 대표가드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고양 오리온은 22일 마카오 스튜디오 시티에서 개최된 ‘2018 슈퍼에이스 토너먼트’ A조 예선 3차전에서 포이안 아키랜드(대만, 3패)를 85-65로 물리쳤다. 2승 1패의 오리온은 조 2위로 4강에 올라 23일 치바 제츠(3승, 일본)와 결승진출을 다툰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가장 성장한 오리온 선수가 있다면 단연 조효현을 꼽고 싶다. 비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가드 정재홍은 계약기간 3년, 보수 2억 2300만 원의 조건으로 SK로 자리를 옮겼다. 오리온은 지난 2년 동안 조 잭슨, 오데리언 바셋에게 가드를 맡겼다. 국내 가드진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이다.

추일승 감독의 선택은 조효현이었다. 지난해 군대서 전역한 조효현도 어느덧 중참이 됐다. 이제는 팀을 위해 뭔가 보여줘야 하는 시점이다. 조효현은 최근 경기서 김진유 등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앞서며 주전가드로 출전을 많이 하고 있다. 특유의 강한 체력과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부지런하게 코트를 누비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조효현은 선전 레오파즈전에서 돋보였다. 1패의 오리온이 이날마저 패한다면 탈락이 확정되는 상황. 조효현은 악착같은 수비로 상대 가드진을 꽁꽁 묶었다. 공격에서도 틈만 나면 과감하게 림을 파고들었다. NBA출신 자레드 설린져가 골밑에 있을 때 조효현이 파고 들어 플로터를 올려 놓는 모습은 백미였다. 조효현은 11점,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0점을 폭발시킨 드워릭 스펜서가 가장 잘했지만, 조효현의 효율성도 못지않았다. 오리온은 88-72로 대승을 거두며 4강까지 진출했다.
경기 후 추일승 감독은 이례적으로 “오늘 조효현의 수비 덕분에 이겼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리온은 김진유, 조의태, 장문호 등 젊은 선수들을 두루 기용하고 있다. 들어가는 선수마다 죽기 살기로 뛰면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오리온은 23일 치바 제츠와 4강전을 치른다. 치바의 야전사령관 토가시 유키를 봉쇄하는 것이 관건이다. 삼성 역시 토가시를 막지 못해 75-82로 졌다. 토가시는 천기범, 이종구, 이호현 등의 수비를 제치고 10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상민 감독은 “천기범이나 이호현 등이 발이 빠른 스타일은 아니다. 토가시가 워낙 빨라 막기가 쉽지 않았다. 워낙 재간이 있는 선수”라고 실력을 인정했다.
그렇다면 토가시처럼 발이 빠르고, 체력이 좋은 조효현은 그를 가장 잘 괴롭힐 수 있는 선수다. 조효현이 지금처럼 악착같은 수비를 보여준다면 토가시도 전처럼 쉽게 경기를 펼치지는 못할 것이다. 오리온의 결승진출을 위해 조효현이 굉장히 큰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오리온은 스펜서도 1,2번을 넘나들며 맹활약하고 있다. 주로 2번으로 뛰었던 김강선도 요즘 자주 1번을 본다. 하지만 정통 포인트가드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조효현이 마카오 전지훈련서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추일승 감독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아 주전자리를 굳힐 수 있지 않을까.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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