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다 따라왔다. 시즌 막판 1위와 3위가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추격자' 두산과 롯데가 뒤집기를 눈앞에 둔 것이다.
두산과 롯데는 지난 22일 나란히 승리를 신고했다. 2위 두산은 광주 원정에서 1위 KIA를 6-0으로 제압하면서 격차를 0.5경기로 좁혔다. 4위 롯데도 대전 원정에서 한화를 2-0으로 꺾고 3위 NC에 승률 7모 뒤진 4위로 따라붙으며 0.5경기 승차마저 지웠다.
▲ KIA, 1위 천하 깨지나
1위 자리는 지난 4월12일부터 5개월이 넘도록 KIA가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있다. 지난 6월25~28일 4일간 NC에 공동 1위를 허락하긴 했지만, 그 이후 단독 1위를 질주했다. 전반기를 마쳤을 때는 2위 NC에 무려 8경기를 앞섰다. 두산은 전반기 순위 5위로 KIA에 13경기가 뒤져있었다. 1위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위치였다.
하지만 두산이 후반기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KIA를 맹추격했다. 두산은 후반기 57경기에서 39승16패2무로 7할대(.709) 승률을 찍었다. KIA가 후반기 24승26패1무로 5할에 미치지 못한 사이 부지런하게 따라붙어 이젠 0.5경기차로 좁혔다. 두산이 5경기, KIA가 8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우승 매직넘버는 3경기 더 많은 KIA가 갖고 있다. 8경기 중 7경기를 승리하면 자력 우승이 가능하지만, 최근 KIA 경기력으로는 쉽지 않다. KIA가 4승4패로 반타작한다면 두산이 3승2패로 역전 가능하다. 올해 상대전적에서 KIA에 8승7패1무로 우위를 점한 두산은 무승부가 2개 있어 승률 계산에서도 유리하다.
▲ NC, 3위도 위태위태
3위 싸움도 롯데가 NC를 앞지르기 직전이다. 2경기 덜 치른 NC가 롯데보다 승률만 불과 7모 앞섰을 뿐 승차는 없다. 상대전적에서 NC에 9승7패로 우위를 점한 롯데가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 같은 승률일 경우 상대전적에서 앞선 팀이 순위에서 우위가 된다.
3위 매직넘버는 6경기를 남겨놓은 NC가 갖고 있지만 이젠 무의미하다. 6경기를 다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NC가 5승1패를 한다면 롯데가 남은 4경기를 전승하면 역전이다. NC가 4승2패를 해도 롯데가 3승1패를 하면 된다. NC가 3승3패면 롯데도 2승2패만 하면 된다. 즉 남은 경기에서 NC가 롯데보다 무조건 2승을 더해야 한다. 최근 페이스로 본다면 NC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NC는 지난 6월25~28일 KIA와 공동 1위에 오르며 선두권 다툼을 벌였다. 그러다 다시 2위로 밀려났고, 지난달 13일부턴 2위 자리도 두산에 빼앗겼다. 8월 이후로 투수진이 붕괴되면서 18승23패1무 승률 4할3푼9리에 그쳤고, 3위 자리마저 위태롭게 됐다. 롯데는 8월 이후 29승14패 승률 6할7푼4리로 쾌속 질주했다. 7월까지 7위에 머물렀던 롯데의 무서운 뒷심이었다.
▲ 잔여경기 두산·롯데 유리
잔여경기 일정도 두산과 롯데에 유리하다. 두산은 24일 잠실 kt전, 27일 수원 kt전, 29일 잠실 LG전, 1일 대전 한화전, 3일 잠실 SK전 5경기가 남았는데 모두 1~2일씩 쉬고 난 뒤 경기에 임할 수 있다. 투수진을 아낄 수 있게 됐고, 5선발 함덕주를 불펜으로 활용 가능하다. KIA는 23~24일 광주 kt-한화전, 28~29일 대전 KIA전, 1~3일 수원 kt전으로 연전이 3차례 잡혀있다. 최하위 kt와 가장 많은 4경기가 남았지만 9월 순위는 4위다.
롯데도 이제 4경기밖에 남지 않아 매 경기 전력으로 쏟아부을 수 있다. 23일 사직 넥센전, 26일 사직 한화전, 29일 문학 SK전, 3일 사직 LG전으로 마지막 3경기는 최소 이틀 이상 쉬고 한다. 투수 총력전이 가능하다. NC는 23~24일 마산 LG전, 27일 대구 삼성전, 29~30일 마산 넥센전, 3일 대전 한화전으로 일정이 크게 나쁘지 않지만 2번의 연전이 조금 부담된다.
무엇보다 심리적인 면에서 두산과 롯데가 여유 있다. 쫓는 자보다 쫓기는 자가 불안하기 마련이다.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생각할 수 없었던 위치까지 올라온 두산과 롯데는 심리적으로 부담이 없다. 순위 역전하지 않아도 잃을 게 없다. 반면 KIA와 NC가 뒤집힐 경우 치명적인 내상을 입을 것이다. 그 후유증은 포스트시즌 전체 판도를 좌우할 수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