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조기 귀국이다. 한국으로 돌아올진 알 수 없다. 구단과 선수 모두 재계약에 관련해선 함구했다.
한화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34)가 고국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돌아간다. 22일 오전 비행기로 귀국 일정을 잡았다. 21일 대전 롯데전 홈경기를 앞두고 선수단 라커에서 짐을 뺀 오간도는 선수들과 간단한 작별 인사를 하며 석별의 정을 나눴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오간도가 당초 25일날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항공편이 없어 귀국 일정을 앞당기게 됐다. 손목을 다쳐 남은 시즌 더 이상 던질 수 없고, 도미니카로 돌아가 재활하는 게 낫다고 봤다. 구단의 배려 속에 오간도의 조기 귀국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오간도는 지난 20일 잠실 LG전에서 6회 문선재의 강습 타구에 왼쪽 손목을 맞아 교체됐다. 단순 타박상으로 보였지만 부기가 빠지지 않았고, 정밀검진 결과 골절로 나타났다. 결국 21일자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오간도는 그대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한화는 오간도를 조기 귀국하도록 배려했다.
오간도는 올 시즌 큰 기대 속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2011년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의 거물로 최고 99마일, 약 159km 파이어볼러란 점에서 기대감이 증폭됐다. 한화 역시 총액 180만 달러를 투자했다. 180만 달러는 NC 투수 제프 맨쉽과 더불어 신인 외인선수 최고액 몸값이었다.
올 시즌 성적은 19경기 10승5패 평균자책점 3.93. 2007년 세드릭 바워스(11승·4.15), 2015년 미치 탈보트(10승·4.72)에 이어 한화 역대 3번째 외인 10승을 달성하며 기본은 했다. 특히 10승과 3점대 평균자책점을 동시에 해낸 한화 외인은 오간도가 유일하다. 10번의 퀄리티 스타트로 안정감을 보여줬다.
그러나 총 110이닝, 경기당 5⅔이닝으로 이닝소화능력이 아쉬웠다. 7이닝 이상 투구가 3번뿐이었다. 6월10일부터 8월8일까지 60일간 복사근 부상으로 재활을 하며 긴 공백을 갖기도 했다. 내년이면 만 35세 베테랑이 되는 만큼 내구성에 물음표가 붙어있다. 이 때문에 한화 구단에선 100% 재계약 의사를 보이진 않고 있다. 정식 감독 선임 이후 외국인선수 시장 상황과 몸값 조정 여부에 따라 재계약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오간도 역시 마찬가지. 그는 "한국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한화에 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면서도 "내년 거취에 대해선 생각해보지 않았다. 앞으로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상당수 외국인선수들처럼 내년 시즌 잔류를 희망한 메시지는 없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리스트에도 올라가 있는 오간도이지만 아직까진 단순 확인 수준이라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
한편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도 엔트리에 빠져있지만 시즌 마지막까지 함께할 예정. 오는 28일 대전 KIA전에 마지막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현역 은퇴도 고려 중인 비야누에바는 유종의 미를 노린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