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②] '인생술집' PD "tvN 20주년서 공로상 받는 프로 되길"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7.09.22 10: 39

최근 관찰 예능의 홍수 속에서 파격적인 소재와 특유의 매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토크쇼가 있다. 시청자들 만큼 스타들도 애정하는 것으로 유명한 tvN 예능 '인생술집'이 그 주인공. 1호점에 이어 2호점으로 확장 이전한 뒤에도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술보다 사람에 취한다'는 콘셉트 하에 매주 스타들의 소박한 진심과 위로를 전해 호평받고 있다. 
MC 신동엽, 김희철, 걸스데이 유라, 유세윤 또한 날이 갈수록 빛나는 케미스트리를 발휘하고 있는 상황. 새롭게 합류한 알바생 장의수도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중이다. 이에 "tvN 20주년 어워즈에서 공로상을 받고 싶다"는 이태경 PD의 바람처럼, '인생술집'이 '현장토크쇼 택시'와 쌍벽을 이루는 tvN 대표 장수 토크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하 이태경 PD와의 일문일답. 

Q. 게스트들이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데에는 MC들의 역할이 크게 작용한 것 같아요.
"맞아요. 새롭게 합류한 세윤이 형의 경우, 너무 과하게 진지해지거나 슬퍼지면 DNA적으로 못 견뎌서 끌어올리거든요. 그게 우리 프로그램이랑 잘 맞아요. 희철이 형이 혼자 하기에 힘든 부분이 있는데 그 점을 세윤이 형이 함께 메꿔주죠. 게스트들도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MC들과 제작진들이 지켜주겠지'하고 더 마음을 여는 것 같아요. 게스트들이 불안감을 안고 녹화가 끝나면 안 되니까 그걸 녹이는 게 MC들의 역량이라고 생각해요." 
Q. 각 직원들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희철이 형은 직구 스타일이에요. 깔끔하고 명확하죠. 세윤이 형은 변화구 스타일이에요. 한 번 생각해 봐야 웃기거든요. 희철이 형의 또 다른 장점은 자기 주변을 챙긴다는 점이에요. 자기가 안 챙겨도 되는 사람을 다 챙기죠. 동엽 선배님을 제외한 다른 출연진들의 캐릭터가 약하면 자기가 만들어 주려고 하더라고요. 다른 MC들도 캐릭터가 잡혀야 프로그램이 성장한다는 걸 아는 거죠. '슬램덩크' 서태웅에게 슛이 아니라 패스도 있다는 걸 알게 된 느낌이랄까요?(웃음)"
Q. 유라 씨와 장의수 씨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하지 않나요?
"유라는 엄청 잘 웃고 공감해주는 스타일이에요. 다른 MC들은 베테랑들이라 '이 정도의 이야기구나' 싶으면 넘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유라는 끝까지 들어주죠. 유라가 1회를 모니터한 뒤 '대본을 읽는 느낌이 났다'면서 친구한테 하는 것처럼 연습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연극이 끝나고 난 뒤'를 할 때도 그랬지만 유라는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를 알아주는 게 참 고마워요. 진솔한 술자리의 느낌을 너무나 잘 살려주고 있죠. 유라처럼 걸그룹 멤버고 비주얼도 좋은 편인데 방송에서 자기 걸 다 내려놓고 망가지면서 최선을 다해주는 애는 드물어요. 개인적으로 유라가 앞으로 거성 같은 예능인으로 성장하기 바라고 있어요."
"의수도 저희 의도를 잘 파악해줘요. 술집에서 진짜 알바생처럼 행동하더라고요. 껌을 씹고 만화책을 보고 그러죠. 그 일에 충실하면 존재감이 없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동엽 선배님이 예쁘게 보시더라고요. 의수를 자꾸 챙기고 계세요. 한 번은 동엽 선배님이 의수가 들어온 지 두 달 만에 술자리 옆에 앉혀 이야기를 나눴어요. 사적인 술자리에 앉히는 걸 보니 '얼마나 예뻤으면 그랬을까' 싶더라고요."
Q. 관찰 예능 대세 속에 토크쇼의 어떤 점을 강조하려고 노력 중인가요?
"약간 클래식하게 접근하려고 해요. 토크쇼의 기본을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하죠. 술자리에 나왔던 이야기를 보여주는 거라 그림도 깨끗해야 하고 소리도 좋아야 해요. 그래서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신경 쓰고 있어요."
"무엇보다 재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관찰 예능은 자막의 범위가 넓은 편인데 저희는 가만히 앉아서 이야기만 하다 보니 굉장히 팩트적인 접근을 먼저 하게 돼요. 이 사람이 용기를 내 처음 꺼낸 이야기를 왜곡해서 전달하면 안 되니까요. 그래서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려고 신경을 쓰죠. 계속 '어떤 결론으로 가고 있는 거지?'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말이에요. 그래도 저희 스태프들이 관찰 예능 경험이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그때 습관을 잘 녹여내는 점은 신선해서 좋은 것 같아요."
Q. '인생술집'을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싶은가요?
"방송사마다 주요 토크쇼가 있잖아요. 그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해요. 모든 프로그램들을 아우를 수 있는 유기적인 역할을 하죠. 토크쇼는 측정되지 않는 무형의 가치를 지니고 있거든요. 전 이 프로그램이 tvN이라는 채널에 있는 라인업 중 묵직한 존재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정신적 지주 같은 느낌? 그래서 tvN 20주년 어워즈 때 공로상을 받고 싶어요. 저번 10주년 때는 '현장토크쇼 택시'가 받았거든요. '인생술집'이 앞으로 그런 프로그램이 됐으면 해요." 
한편 '인생술집'은 매주 목요일에서 금요일로 넘어가는 밤 12시 15분에 방송된다. / nahee@osen.co.kr
[사진] CJ E&M 제공, '인생술집'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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