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①] '인생술집' PD "이상과 현실 사이..신동엽과 같이 고민해"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7.09.22 10: 39

tvN 예능 '인생술집'은 독특한 프로그램이다. 채널을 돌려 가만히 보고 있으면 방송이 아닌, 그냥 인생 이야기를 나누는 동네 술집에 들른 기분이기 때문. 스튜디오도 녹화장이 아닌 실제 술집이다 보니 게스트들 또한 빠르고 쉽게 마음을 여는 모양새다. 물론 그 중심엔 녹화장 느낌이 들지 않게 배려한 제작진과 편안한 분위기를 주도한 MC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지만 말이다. 
이처럼 '술'을 매개로 한다는 점에서 다소 조심스러울 수 있음에도 게스트, 시청자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인생술집'. 다소 잦은 MC 교체 및 편성 변경에도 파격적이었던 1호점에 이어 2호점 또한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이전보다 한층 밝아진 분위기로 시청층 또한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OSEN은 2호점부터 연출을 맡은 이태경 PD를 만나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눠봤다.
이하 이태경 PD와의 일문일답.

Q. 예상외 절친 케미를 보는 맛이 쏠쏠한 편이에요. 가장 기억에 남는 절친은 누구였나요?
"장서희 씨와 김현정 씨가 제일 신기했어요. 보통 다른 사람들의 경우 검색하면 절친인 관계가 나오는데 이분들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죠. 저희 스태프들도 두 분의 사이를 알고 많이 놀랐어요."
Q. 절친 출연은 확장 이전 후 도입된 거라고 하던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확장 이전을 결정하면서 술집에 가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보통 술집에 혼자 들어가진 않더라고요. 친구랑 같이 가는 게 좀 더 맞지 않을까 싶었죠. 게스트 분들도 혼자 오는 것보다 친구랑 오면 좀 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았고요. 토크쇼에서는 게스트의 매력이 드러나는 게 가장 좋잖아요.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주는데 '저는 이런 사람이에요'를 스스로 말하면 이상할 때가 있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친구가 있었면 좋겠다' 싶었어요."
Q. 촬영할 때 어떤 점을 포착하려고 노력하나요?
"사전에 인터뷰를 할 때 게스트와 친구분을 따로따로 진행해요. 서로에게 '저 친구는 어떤 분이냐?'고 묻죠. 이후 녹화날 두 분이서 만나게 되면 인터뷰 때 들어보지 못했던 말들이 생각보다 많이 나와요. 에피소드가 풍족해지는 느낌이랄까.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좋은 추억이든 폭로든 당사자의 리액션이 궁금해지기 마련인데, 그런 사람의 모습이 나올 때의 표정을 포착하려고 해요."
Q. 녹화 종료 후 2차는 항상 있는 건가요?
"네. 2차를 바로 그 자리에서 진행해요. 간혹 술을 안 드시는 분들도 나오시는데 그런 분들은 인사하고 좀 있다가 가시고요. 그렇지 않은 분들은 대부분 남으셔서 더 이야기를 하고 가세요. '인생술집'이 어느 정도 음주를 기반으로 해도 진탕으로 취해서 녹화를 하면 안 되니까 3~4시간 동안 소량의 술을 나눠 마시거든요. 그러니까 아쉬운 마음에 남아서 드시더라고요."
Q. 확장 이전 전엔 좀 더 마시는 분위기였던 것 같아요.
"제가 확장했을 때부터 연출을 맡았는데 그전에는 지금보다 조금 더 술을 드셨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는 녹화의 30%는 방송에 못 나갔다고 그래서 그때 상태가 궁금하긴 해요."
Q. 확장 이후 PD님이 생각하시는 장단점이 궁금해요.
"확실히 좋은 점은 프로그램의 대중화에요. 그 목적은 달성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본래 파격적인 취지가 약해진 점이 아쉽긴 해요. 그 기호 자체가 워낙 파격적이라 그대로 가져가려면 포기할 게 많았어요. 확장 이전이 좀 더 술집 같은 느낌이 나긴 했죠. 하지만 제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차피 방송에 나가지 못할 멘트는 확장 이전이었어도 못 나갔을 테니 차라리 그럴 바엔 대중성을 잡자고 정리했어요."
Q. 확장 이전부터 함께한 신동엽 씨가 아쉬워하진 않으셨나요?
"동엽 선배님과는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동엽 선배님은 '프로그램이 어떻게 하면 좀 더 존재감 있게 오래갈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하시죠. 최근에는 '지금보다 조금 더 공격적으로 가도 될 것 같다'고 해주세요. 저도 하나에 매몰되다 보면 가끔씩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선배님은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하니 확실히 시야가 넓으시더라고요. 저도 선배님의 의견에 동의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 점과 현실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고 있고요."
한편 '인생술집'은 매주 목요일에서 금요일로 넘어가는 밤 12시 15분에 방송된다. / nahee@osen.co.kr
[사진] CJ E&M 제공, '인생술집'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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