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남원의 Oh!수다] 마블리표 19금? 추격자+베테랑='범죄도시'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7.09.22 09: 57

마동석이 거친 강력반 형사로 돌아온다. 강윤성 감독의 잔혹 코미디 액션 '범죄도시다'다. 한 마디로 날 것 그대로의 영화다. 지난 2004년 서울 가리봉동에서 벌어진 조선족 조폭 간의 전쟁과 경찰의 소탕 작전을 소재로 삼았다. 
실화를 100% 그대로 찍으면 다큐다. 1~99%까지, 허구와 상상이 가미될 때 상업영화로 재탄생한다. '범죄도시'는 영화 시작 전 화면에서 명백하게 순도 높은 픽션임을 밝히고 있다. 다큐의 날 것을 취하고 픽션의 재미를 입혔다.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은 놀라다 웃고 신음하다 자지러진다. 나홍진의 '추격자'처럼 살벌하고 잔혹하지만 류승완의 '베테랑'처럼 웃기고 신나는 액션이 '범죄도시' 한 편을 들어왔다. 양념 반, 프라이드 반 '반반치킨'이다. 
그 중심에 '마블리' 마동석이 있다. 리얼 액션과 코미디가 다 되는 배우다. '부산행'에서 좀비떼를 시원하게 물리쳐 천만 관객을 부른 남자다. 또 다른 천만영화 '베테랑'의 아트박스 사장 역 카메오는 대사 한 줄로 객석에 폭소탄을 터뜨렸다. '범죄도시'에선 그의 양 쪽 재능이 다 나온다. 인생작을 만났고 역대급 연기로 기회를 살렸다. 

강윤성 감독의 연출은 시원하고 거침이 없다. 마동석 스타일이랑 딱 맞는다. 둘의 호흡은 찰떡이다. 시나리오도 탄탄하다. 강 감독은 길고긴 인고의 세월을 거쳐 역작을 뽑아냈다. 컷 하나 대사 한 줄에도 날림공사가 없다. 네이버 관객평점이 무려 9.3(22일 오전 9시 현재)을 기록하고 있다. 뛰어난 수작에는 누구보다 관객들이 먼저 반응한다.
한 주 차로 막을 올리는 '킹스맨2'보다 훨씬 재미있다는 시사평이 쏟아지고 있다.. 제작비로는 급이 다른 영화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보다 더 차이가 난다. 한국에서 메가히트르 기록했던 '킹스맨' 시리즈는 이번 속편 개봉을 앞두고 주연 배우 세 명이 내한하는 역대급 마케팅 행사까지 치렀다. '킹스맨'이 런던 최고 호텔의 디너 정찬이라면 '범죄도시'는 가리봉동 골목집 식사다. 그런데 서민 입맛에는 양꼬치에 고량주 한 잔이 제 격이다.
윤계상의 악역 변신도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중국에서 건너온 조폭 행동대장 장췐은 무자비한 살인마다. god팬들은 믿기 어렵겠지만 윤계상이 '딱'이었다. 마동석과의 맞장 대결은 '범죄도시'의 클라이맥스다. 
막이 오르고 불이 켜지니 객석에서 박수가 터진다. 이런 영화, 진짜 오랜만이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