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세 종영②] 여진구, 집나간 개연성 잊게한 하드캐리 빛났다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09.22 06: 59

드라마의 완성도만 놓고보면 분명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하드캐리'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여진구의 다채로운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여진구는 지난 21일 종영된 SBS 수목드라마 '다시 만난 세계'에서 성해성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해성은 12년 전 19살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인물. 설상가상으로 살인자 누명까지 썼다. 12년이 지나 19살 나이로 다시 돌아오게 된 해성은 첫사랑 정원(이연희 분)과 가족들을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나갔다. 
자극적이지 않은 힐링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던 '다시 만난 세계'는 사실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많은 드라마였다. 뒷심이 부족하기로 유명한 이희명 작가는 이번 '다시 만나 세계'에서도 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해성이 다시 돌아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행복과 힐링을 안겨준다는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는 하지만, 이를 풀어가는 과정이 너무나 허술했다. 뒷이야기가 눈에 보이는 뻔한 전개와 부족한 개연성에 대한 지적은 매회 터져나왔다.  

그럼에도 여진구의 연기를 보는 재미만큼은 쏠쏠했다. 전작인 tvN '써클'이 끝나자마자 쉼하나 없이 '다시 만난 세계' 촬영에 돌입한 여진구는 그야말로 생방 촬영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연기 내공을 뽐내며 극을 완벽하게 이끌었다. 해성은 정원과 민준(안재현 분)을 비롯해 거의 모든 등장인물과 부딪히고 소통해야 하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여진구의 분량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여진구는 '케미 요정'이라는 수식어를 얻을 정도로 탄탄하게 쌓아올린 감정선을 바탕으로 모든 배우들과 차진 호흡력을 보여줬다. 아역 시절부터 차근차근 쌓아온 연기 내공이 그야말로 폭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실제로 자신보다 9살이나 많은 이연희와도 로맨스를 형성하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했다. 
"사랑해"라는 대사 속에 애절한 감정을 촘촘히 담아내고, 눈빛과 눈물 연기만으로도 순간 몰입도를 한층 높여준 여진구를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참 의미있던 시간이었다.  /parkjy@osen.co.kr
[사진]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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