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틀리프, ‘그리스 괴물센터’와 대등하게 싸웠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9.21 22: 22

KBL 최고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28)가 아시아권에서 통했다.
이상민 감독이 이끄는 서울 삼성은 20일 마카오 스튜디오 시티에서 개최된 ‘2018 슈퍼에이스 토너먼트’ 2차전에서 저장 광샤 라이온스(중국, 1승1패)에게 81-89로 패했다. 1승1패를 기록한 삼성은 22일 치바 제츠(2승)와의 예선 최종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4강을 바라볼 수 있다.
저장의 골밑은 ‘그리스 괴물센터’ 요아니스 보로우시스(34)가 지키고 있다. 그리스 대표팀 센터인 그는 215cm, 122kg의 엄청난 덩치를 자랑한다. 단순히 키만 큰 것이 아니다. 힘이 워낙 좋아 포스트업에 능한데다 기본기가 탄탄하다. 골밑에서 상대를 속이고 올라가는 능력이 좋다. 힘과 기술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데다 3점슛까지 쏠 정도로 슈팅이 좋다. 아시아권에서는 뛰는 것 자체가 반칙이다.

삼성 관계자는 “저장이 CBA 우승을 노리고 야심차게 300만 달러를 주고 영입했다고 하더라. 애초에 KBL 선수들과는 레벨이 다르다. 유로바스켓에서 그리스대표팀으로 뛰고 바로 중국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라틀리프는 푸본전에서 26분만 뛰면서 무려 37점, 17리바운드로 골밑을 폭격했다. 상대 센터 가렛 실버도 211cm, 138kg의 체구를 자랑했다. 하지만 라틀리프는 특유의 스피드를 활용한 속공으로 상대를 넉다운시켰다.
보로우시스는 단순히 키만 큰 것이 아니라 스피드까지 준수한 편이다. 직접 공을 몰아 드리블을 치는 등 정통센터의 상식을 파괴하는 플레이를 자주 보여준다. 삼성 입장에서 대비가 필요하다. 아무리 라틀리프라도 일대일로 수비하기는 벅차다.
저장의 경기를 관전한 이상민 감독은 “중국 팀이 신장이 워낙 좋다. 존수비를 서야겠다. 라틀리프가 파울 트러블에 안 걸리게 해야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저장은 1쿼터 후반 드디어 아껴뒀던 보로우시스를 투입했다. 천하의 라틀리프도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순발력을 활용해 득점은 곧잘했지만, 보로우시스의 힘에 밀려 골밑에서 자리를 잡기 쉽지 않았다. 라틀리프의 선전에도 불구 삼성은 전반전 40-47로 밀렸다.
워낙 장신들이 많은 저장은 리바운드서 삼성을 압도했다. 포인트가드 코트니 포트슨, 대만대표팀 에이스 출신 린츠치에도 삼성이 감당하기 벅찬 선수였다. 대부분의 포지션에서 밀린 삼성은 3쿼터 중반 46-60으로 뒤졌다. 삼성은 4쿼터 막판 3점차까지 추격했으나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라틀리프가 점프슛을 꽂자 보로우시스는 3점슛까지 구사했다. 월드클래스 선수를 상대로 라틀리프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아무래도 연봉차이에 의한 실력은 삼성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라틀리프는 34점, 10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보로우시스는 14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다만 라틀리프는 유럽 정상권 센터와의 대결에서도 자기 몫은 톡톡히 다했다. 라틀리프가 특별귀화에 국가대표팀에 합류할 경우 한국의 전력이 대폭 상승할 것은 충분히 증명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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