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완봉승' 신재영의 불펜 투입, 절박했던 넥센의 초강수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9.21 21: 21

직전 등판에서 완봉승을 거둔 선발투수. 그러나 벼랑끝에서는 예외 없이 불펜 투입이었다. 신재영(28)이 구원등판해 3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켜냈다.
넥센은 21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을 5-3으로 승리했다. 3-3으로 팽팽하던 6회, 이정후가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렸고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선발투수 밴헤켄은 5⅓이닝 5피안타(2피홈런) 6탈삼진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투구수는 99개. 밴헤켄이 6회를 마무리하고 내려올 수도 있었지만 넥센은 신재영을 투입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직전 등판인 13일 고척 kt전에서 완봉승을 거뒀던 신재영이기에 놀라웠다.

이해할 수밖에 없는 강수였다. 넥센은 이날 전까지 139경기에서 68승2무69패, 승률 4할9푼6리를 기록 중이었다. 5위 SK와 6위 넥센의 승차는 3.5경기. 만일 넥센이 이날 kt전을 내준다면 남은 4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포스트시즌 진출이 물건너간다. '트래직넘버' 1, 넥센은 벼랑끝에 몰려있었다.
신재영은 6회 1사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상대 중심 타선 윤석민과 유한준을 차례로 범타처리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7회에도 박경수와 장성우를 외야 뜬공 처리. 대타 김진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으나 오태곤을 좌익수 뜬공으로 솎아냈다.
신재영은 8회에도 등판해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이어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신재영은 끝내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신재영은 지난해 30경기에서 168⅔이닝을 소화하며 15승7패,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다. 그러나 올 시즌은 작년같지 않았다. 6월까지 14경기에 선발등판해 79⅔이닝을 소화하며 5승5패, 평균자책점 4.97로 좋지 못했다.
결국 7월부터는 불펜으로 보직을 바꿨다. 그러나 신재영은 불펜 전환 후에도 16경기에서 1패2홀드, 평균자책점 5.59에 그쳤다. 7월말부터 8월 10까지는 1군 말소되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9월 초, 최원태와 하영민이 동시에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지며 큼지막한 구멍이 생겼다. 장 감독은 신재영에게 기회를 예고했고, 신재영은 응답했다. 신재영은 13일 고척 kt전에서 데뷔 첫 완봉승을 거두며 살아났다.
그런 신재영도 벼랑끝 상황에서는 다시 불펜대기할 수밖에 없었다. 넥센은 9월 들어 불펜 평균자책점 9.71로 리그 최저다. 장 감독은 "복합적인 이유로 부진한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여러 모로 믿을 구석이 신재영 뿐이었던 셈이다.
신재영은 감독의 기대에 다시 한 번 부응했다. 선발진에 구멍이 난 상황에서는 선발로, 불펜이 망가진 상황에서는 불펜으로 두 차례나 제 역할을 다했다. 여전히 실낱같은 희망이지만 그 불씨를 살린 데는 신재영의 두 차례 역투가 있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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