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히어로' 밴헤켄, 언제나처럼 벼랑끝 넥센 건졌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9.21 21: 21

'히어로즈의 히어로' 앤디 밴헤켄(38)이 팀을 가을야구 탈락 문턱에서 건져냈다. 팀이 필요할 때면 매번 나타나 호투하던 그 모습 그대로.
넥센은 21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을 5-3으로 승리했다. 3-3으로 맞선 7회, 이정후의 희생플라이가 이날 경기 결승점이었다.
마운드에서 빛난 건 선발투수 밴헤켄이었다. 시즌 23번째 선발등판에 나선 밴헤켄은 5⅓이닝 5피안타(2피홈런) 6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8승(6패)째를 따냈다. 퀄리티스타트는 아깝게 놓쳤지만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꿋꿋이 역할을 다했다.

매 경기 살얼음판 가을야구 승부를 펼치던 넥센. 한 경기의 소중함이야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그 값어치가 남달랐다.
넥센은 이날 전까지 시즌 139경기에서 68승2무69패, 승률 4할9푼6리를 기록했다. 5위 SK와 6위 넥센의 승차는 3.5경기. 만일 넥센이 이날 경기를 패한다면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기고 SK가 전패하더라도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지워진다. '트래직넘버' 1, 그야말로 벼랑끝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상황이었다.
넥센이 위기에서 꺼내들 카드는 역시 밴헤켄이었다. 그리고 밴헤켄은 기대에 멋지게 부응했다. 시작은 좋지 못했다. 1-0으로 앞선 1회, 선두 정현에게 3루타를 내준 뒤 1사 후 멜 로하스의 내야 땅볼 때 득점을 허용했다. 1-1 동점.
한껏 절박했던 넥센은 4회 김민성의 투런포로 다시 달아났다. 그러자 kt도 홈런으로 응수했다. 밴헤켄은 2사 후 오태곤과 정현에게 백투백 홈런을 헌납했다. 오태곤에게는 포크볼, 정현에게는 속구로 홈런 허용했는데 두 번 모두 한복판에 몰렸다. 꼼짝없는 실투였다.
넥센은 7회 이정후의 희생플라이로 또 한 번 리드를 잡았다. 밴헤켄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밴헤켄은 로하스를 풀카운트 끝 삼진 처리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 뒤부터 신재영이 등판, 3⅔이닝 투구로 경기를 지켜냈다. 로하스는 올 시즌 옆구리 투수 상대 타율 4할5리를 기록 중이었다. 뒤이어 나올 투수에게 부담을 덜어주고 강판.
밴헤켄은 넥센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 마운드에 올라 승리를 따냈다. 그 진가는 가을야구에서 드러났다. 넥센은 2014년 한국시리즈부터 지난해 준플레이오프까지 포스트시즌 14경기서 5승9패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따낸 5승은 모두 밴헤켄 선발등판 경기. 바꿔 말해, 밴헤켄-패패-밴헤켄의 흐름인 셈이다. 만일 밴헤켄이 없었다면 넥센의 가을도 없었을 이유다.
지난해 잠시 팀을 떠났다 복귀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넥센은 7월말 라이언 피어밴드를 웨이버 공시하고 밴헤켄을 재영입했다. 원소속팀 세이부가 잔여 연봉을 전액 지급했기에 가능한 선택이었지만, 밴헤켄은 복귀 후 12경기서 72이닝을 소화하며 7승3패, 평균자책점 3.38로 활약했다.
밴헤켄은 지난해 복귀전 승리 이후 "넥센은 4년간 함께한 가족같은 팀이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밴헤켄 늘 "넥센의 첫 우승을 도운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한다. 히어로즈의 히어로. 밴헤켄이 팀을 수렁에서 건져올렸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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