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기 복귀 시동, 김기태 “당겨쓰기 없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9.21 12: 55

KIA 리드오프인 이명기(30)가 가벼운 실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김기태 KIA 감독은 신중하다. 팀 사정이 급하기는 하지만 무리해서 1군에 올릴 생각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명기는 지난 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9회 수비 도중 부상을 당했다. 왼 발목 염좌 판정을 받아 지난 4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명기는 4일 선수단을 떠나 광주로 이동했고, 그 후 계속 재활을 하고 있다. 당초 회복 기간은 한 달 정도가 예상됐다.
“자꾸 펜스와 싸우다 다친다”며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던 이명기의 회복세는 비교적 순조롭다. 김기태 KIA 감독은 이명기에 대해 “최근 (2군) 연습경기에서 한 타석씩 나서고 있다. 수비 훈련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중하게 이명기의 몸을 바라보고 있다. 김 감독은 “발목이 아직은 불안한 감이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이명기의 복귀 조건에 대해 “완벽해져야 한다. 당겨쓰기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상태가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로 호전되면 감각 찾기 차원에서 1군 몇 경기를 소화할 수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당초 이명기도 “정규시즌 마지막 몇 경기에 뛰어 감각을 정비하고 포스트시즌에 돌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었다. 일단 그 계획대로는 가고 있는 셈이다. 인내와의 싸움이다.
이명기는 올해 SK와의 4대4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후 팀의 리드오프로 자리잡아 맹활약을 선보였다. 시즌 110경기에서 타율 3할3푼, 8홈런, 60타점, 8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21을 기록했다. 말소되기 직전 10경기에서는 타율 4할9리로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명기도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은 타격감이었다”고 아쉬워 할 정도였다.
공교롭게도 KIA는 이명기의 이탈 이후 타격 페이스가 그다지 좋지 않다. 리그 수위타자인 김선빈이 1번으로 올라와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라는 점에서 그렇게 바람직한 그림은 아니라는 평가다. 김 감독도 “수비에 신경을 써야 할 포지션이고 체력 안배를 해줘야 할 선수다. 1번 타자는 1회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고 안쓰러움을 드러냈다.
KIA는 현재 2위 두산에 1.5경기차로 쫓기는 신세다. 시즌 마지막까지 1위 싸움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명기가 정상적으로 돌아와 마지막 2~3경기라도 힘을 보태야 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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