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회복' 배영수, 실력으로 논란 잠재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9.21 05: 59

배영수(36·한화)가 자존심을 찾았다. 승리 불운을 딛고 역대 단독 5위 135승을 거두며 명예회복했다. 
배영수는 20일 잠실 LG전에서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갈 길 바쁜 LG를 상대로 7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1실점. 8회 박용택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나머지 이닝은 무실점 완벽투였다. 최고 144km 힘 있는 직구, 면도날 같은 제구, 변화구 활용으로 LG 타선을 제압했다. 
지난 6월10일 대전 삼성전 이후 102일, 13경기 만에 시즌 7승 고지를 밟았다. 시즌 평균자책점 역시 4점대(4.98)로 낮췄다. 어쩌면 시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등판에서 존재가치를 확실히 높였다. 무엇보다 명예회복을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배영수는 지난달 20일 대전 롯데전을 마친 뒤 때 아닌 부정투구 논란에 휘말렸다. 로진 가루를 오른 허벅지에 묻힌 뒤 공을 문지르는 동작 때문이었다. 규칙상 해선 안 될 행동이었고, 배영수도 잘못을 인정했다. 다만 고의성은 없었다는 점을 알렸다. 
실제 배영수 이후 여러 투수들이 비슷한 동작을 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그 중에는 외국인 투수도 있었다. 상당수 투수들은 "무의식 중에 나온 동작이지, 일부러 고의로 할 투수는 없다. 그런 행동이 문제되는지 몰랐던 선수들도 많다. 공을 문지른다고 해서 투구에 특별히 이득 볼 것도 없다"며 유독 비난의 화살을 맞아야 했던 배영수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논란 당시 배영수도 마음고생이 컸다. 당시 그는 "내가 실수한 것은 맞지만 18년 프로 생활 동안 꼼수를 써서 야구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일부러 그런 것이라면 내일 당장이라도 유니폼 벗겠다"며 결백함을 강조한 뒤 "이번 일로 지금까지 이뤄온 것이 모두 부정당하는 것 같아 마음 아프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배영수가 공식 사과를 하며 일단락됐지만 의심의 시선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배영수는 논란 이후 4경기에서 3번의 퀄리티 스타트 포함 평균자책점 2.45로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논란으로 마음고생은 했지만 적어도 마운드에서 흔들린 것은 전혀 없었다. 20일 LG전에서 승리와 함께 완벽히 명예회복했다. 경기 후에는 "그동안 힘들었는데 잘 이겨낸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 전체로 봐도 배영수에겐 명예회복의 2017년이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후유증으로 지난해 1군 등판이 없었지만, 올해 24경기에서 팀 내 최다 123이닝을 던지며 7승7패 평균자책점 4.98을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도 10번. 8월 이후 승리 불운에도 평균자책점 2.48로 안정감을 보였다.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진다. /waw@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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