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개봉] 나문희X이제훈 '아이 캔 스피크', 가을 흥행 복병 될까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9.21 06: 20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입소문을 얻고 있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김현석 감독)이 드디어 오늘(21일) 개봉한다.
'아이 캔 스피크'는 세대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배우 나문희, 그리고 이제훈이 주연을 맡았다. 잔잔한 웃음으로 시작해 극의 전개와 함께 점차 커지는 이야기의 밀도, 그리고 휴먼 코미디의 외면을 벗겨내면 비로소 드러나는 감동적인 이야기의 진실이 시사회를 본 관객들의 뜨거운 호평을 얻으며 가을 극장가 흥행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줄거리: 온 동네를 휘저으며 무려 8천 건에 달하는 민원을 넣어 동네 사람들은 물론, 구청 사람들에게도 '도깨비 할매'라고 불리는 옥분(나문희). 20여 년간 누구도 막을 수 없었던 그의 앞에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가 나타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민원 접수만큼이나 열심히 공부하던 영어가 좀처럼 늘지 않아 의기소침해 있던 옥분은 우연히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민재를 본 후 선생님이 되어 달라며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부탁하기에 이르고, 둘만의 특별한 거래를 통해 결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두 사람의 영어 수업이 마침내 시작된다. 함께 하는 시간이 계속 될수록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게 되면서 친구이자 가족이 되어간다. 그러던 어느날 옥분이 영어 공부에 매달리는 이유가 내내 궁금하던 민재는, 그가 영어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이 캔 스피크'를 그저 그런 휴먼 코미디로 생각했다고 하면 오산이다. 시장을 휘저으며 온갖 일에 참견하고, 8천 개의 민원 신청으로 구청에서는 '블랙리스트' 악성 민원인으로 찍힌 지 오래, 6호봉 9급 공무원이 3호봉 6급 공무원이 될 때까지 멈출 줄 모르는 민원에 '도깨비 할매'라는 오명을 쓴 나옥분 할머니, 그리고 드디어 이 '괴물 할매'에 맞상대가 될법하다는 평가를 받는 냉철한 원칙주의 9급 공무원 박민재, 두 사람이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관계를 쌓아가는 이야기는 극 초반 소소한 웃음을 준다. 
그러나 극이 진행되고, 나옥분 할머니의 숨겨진 사연이 공개되면서 극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여기에서 '아이 캔 스피크'의 미덕은 여실히 드러난다. 휴먼 코미디로 포장된 스토리의 한 겹을 벗겨내면 위안부 피해자인 나옥분 할머니와 그의 친구 정심(손숙)을 둘러싼 눈물과 아픔의 진실이 드러난다. 영화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려내면서, 단 하나의 자극적인 장면 없이도 관객들의 진심을 영화 속으로 이끌어내고야 만다. 
영화의 완성도를 따지자면, 여러 가지 의견이 엇갈릴 수도 있다. 그러나 위안부 피해자라는 인물들을 대하는 '아이 캔 스피크'만의 태도와 시선은 영화의 완성도를 뛰어넘은 유의미한 지점을 완성한다. 나옥분과 박민재를 연기한 나문희와 이제훈의 연기는 굳이 끄집어내 칭찬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인물들의 서사를 완벽하게 창조해냈다.
'아이 캔 스피크'는 미덕이 많은 영화다. 앞서 진행된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한 발 앞서 접한 관객들의 호평도 쏟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아이 캔 스피크'를 오는 가을 극장가의 흥행 다크호스로 점치는 목소리도 높다. 과연 나문희와 이제훈의 '아이 캔 스피크'가 '킹스맨: 골든 서클' 등 대작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추석 가을 극장가에서 반전 흥행사를 쓸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mari@osen.co.kr
[사진] 리틀빅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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