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회 사이비 종교의 민낯을 사실적으로 드러내 충격을 안겼던 OCN 주말드라마 '구해줘'(극본 정이도/ 연출 김성수)가 어느덧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이제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둔 것.
탄탄한 스토리, 섬세한 연출, 카리스마 넘치는 열연까지, '구해줘'는 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받는 중이지만 그중에서 딱 하나, 주연 옥택연의 분량에 대한 지적을 받아왔다. 조연 석동철(우도환 분)에 비해 주연 한상환(옥택연 분)의 활약이 미미해 보이기 때문.
하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는 2회분에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한상환의 폭풍 성장기가 담길 예정이라고. 함께 거론됐던 고구마 전개 또한 마침표를 찍고 사이다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에 OSEN은 '구해줘'를 연출한 김성수 감독을 만나 이에 대한 설명과 향후 계획에 대해 물어봤다.
이하 김성수 감독과의 일문일답.
Q. 사실 이번 작품은 신예 발굴에도 의미가 깊은데요. 서예지씨는 어떻게 캐스팅하게 됐나요?
"전 처음에 서예지씨의 이름도 몰랐어요. 제가 영화에 나오지 않는 배우들은 잘 모르는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서예지씨가 영화를 한 적이 없더라고요. 그러다 우연히 영화 '다른 길이 있다' 포스터와 예고편을 봤는데 그 순간 '우리가 찾던 상미다' 싶은 생각이 들었죠. 그때 마침 항상 상미 캐릭터에 대해 생각할 때였거든요. 포스터에서 봤던 이미지와 예고편에서 들은 사운드가 상미 그 자체였죠. 이후부턴 흔들림 없이 상미는 서예지씨였어요. 제가 처음 느꼈던 이미지를 믿었죠. 갖고 있는 장점이 많은데 이전 출연작에서 못 꺼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에 다 쏟아내 보자' 싶었고 서예지씨도 진짜 노력을 많이 해줬어요."
Q. 우도환씨는 보자마자 석동철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하셨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어땠나요?
"정말 좋은 배우에요. 전 도환이를 처음 본 순간부터 이렇게 좋은 평가와 호감을 받을 거라는 데에 의심이 없었어요. 촬영을 하는 동안에도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앞으로 무서울 정도로 크겠구나'를 생각했죠. 타고난 재능이라기 보다 본인의 노력이 엄청났던 것 같아요. 사투리도 전혀 모르다 두 달 정도 연습한 건데 지금은 경상도 여자들이 섹시하다고 할 정도의 수준으로 구사하고 있으니까요. 그것만 봐도 얼마나 노력을 하는지를 알 수 있어요. 더군다나 경력이 많은 것도 아니잖아요. 전 100% 그의 노력이라고 생각하고 그 노력이 무서워요. 사실 우도환씨가 이렇게 빨리 성장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부모님 덕분인 것 같아요. 처음 만났을 때부터 가정교육을 잘 받아 인성이 좋더라고요. 모든 스태프들이 좋아할 정도로 성실하고 착해서 내적으로도 갖춰진 배우라고 생각해요. 그의 내년이 벌써부터 궁금해질 정도로요."
Q. 주연인 옥택연씨의 역할이 아쉽다는 평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옥택연씨 관련 반응은 사실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에요. 그렇게 평가를 받을지 몰랐어요. 동철이와 상환이를 비교한다면, 동철이는 단순한 캐릭터에요. 스트레이트죠. 동철이는 판타지를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반면 상환이는 현실적인 인물이에요. 그리고 저희가 하려는 이야기가 상환이에게 있었죠.
어느 날 누군가에게서 '구해줘'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일반적인 사람들이 어떻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어요. 보통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게 실제 우리 모습이죠. 상환이는 그렇게 공감할 수 있는 인물로 그리고 싶었어요. 아버지와 구선원을 어떻게 무너뜨릴지 현실적으로 고민하는 인물이요.
그래서 '구해줘'는 그릇된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어른들의 세계에 대항하는 아이들의 이야기에요. 어른들은 누군가를 구하지 못했던 트라우마가 있어서 '가만히 있으라'고 하거든요. 그런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스스로를 구하고 구해낼 것이냐를 다룬 작품이죠. 사실 전 '스스로를 구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그런 차원에서 상환이는 아직 풀어야 할 이야기가 더 남아있어요. 그 과정에서 고구마는 상환, 사이다는 동철이라는 평이 나온 것 같아요. 마음속으로 이해하는데 안타까운 부분이죠. 분량의 문제는 의도한 건 아니에요. 시청자들이 동철이에게 이 정도로 매력을 느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처음에 설계했던 대로 가고는 있는데 시청자들이 상환이를 아쉽게 느껴서 안타깝긴 하지만 마지막까지 보게 되면 그래도 생각이 조금은 달라지실 거예요."
Q. 촬영장에서 옥택연씨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옥택연씨는 상환이 역할을 정말 잘 해줬다고 생각해요. 무척 똑똑한 배우죠. 저보다 더 좋은 아이어를 많이 내줬고, 현장에서 새롭게 만든 부분도 있었는데 순발력 있게 캐치해내서 놀랐어요. 그걸 보고 똑똑한 배우라고 느꼈고요. 군대를 갔다 오면 더 깊어질 테니 좋은 배우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나중에 다시 한 번 더 같이 작업하고 싶을 정도로요.
옥택연씨는 동철이가 매력적일 텐데도 상환이를 선택해 줬어요. 군대 가기 직전까지 저희 작품 관련 활동에 시간을 할애, 올인해줬고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조만간 서예지씨, 그리고 촌놈 3인방(우도환, 이다윗, 하회정)과 함께 드라마에서 나온 봉고차를 타고 면회에 갔다 오려고 해요.(웃음)"
Q. 앞으로도 드라마를 계속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사실 이 드라마를 하면서 많은 비난을 받을 것을 예상해서 다시는 드라마를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드라마를 경험해 보는 차원에서 그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많은 관심을 주셔서 용기가 난 것 같아요. 궁극적으론 영화와 드라마를 병행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제게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요. 무엇보다 제가 드라마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아이템이든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구해줘' 같은 작품이 나온다면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한편 지난 17일 방송된 '구해줘' 14회에서는 영부 백정기(조성하 분)를 속이기 위해 영모로서 기도를 올리는 임상미(서예지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방송 말미, 구선원의 비리를 추적하던 잠입 기자 홍소린(전여빈 분)이 조완태(조재윤 분)에게 붙잡혀 충격을 안긴 상황. 이에 과연 임상미와 그의 조력자들이 구선원을 무너뜨리고 행복한 삶을 되찾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전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nahee@osen.co.kr
[사진] CJ E&M 제공, '구해줘' 스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