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②] '구해줘' 감독 "서예지 겁탈신, 조성하 덕분에 웃으며 촬영"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7.09.22 15: 13

 OCN 주말드라마 '구해줘'(극본 정이도/ 연출 김성수)가 '웰메이드'라고 불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극의 몰입을 높여준 배우들의 열연 덕분이다. 극의 중심을 잡고 있는 중견 연기자들은 물론 젊은 배우들까지,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기대 이상의 열연을 펼쳤기 때문.
그중에서도 시청자들은 자칫 우스꽝스러워질 수 있는 사이비 교주 백정기 역할을 누구보다 카리스마 있게 소화한 조성하의 연기에 찬사를 보내고 있는 상황. 백발에 백정장, 백구두로 중무장한 채 사이비 교주 연기로 브라운관을 씹어 먹은 조성하는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OSEN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사옥에서 조성하를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김성수 감독을 만나 그의 숨은 노력에 대해 물어봤다.

이하 김성수 감독과의 일문일답.
Q. 조성하씨 연기 칭찬이 엄청난데요. 촬영장에서 본 그는 어떤 모습인가요?
"조성하 선배는 영부를 연기할 때랑 그러지 않을 때가 정말 많이 달라요. 연기를 하지 않을 때는 아기 같고 연기를 할 때는 무서운 사람이죠. 사실 백정기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역할이에요. 자기보다 한참 어린아이를 3년이나 기다리는 대단한 인내력의 소유자죠. 지금이야 '인생 캐릭터'라고 말하지만 어떤 사람에겐 '최악의 캐릭터'가 될 수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안하기도 미안했던 역할이에요. 캐스팅 당시 어떻게 제안을 하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조성하 선배는 '올게 왔다'는 느낌을 받으셨는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어요." 
Q. 극중 백발은 조성하씨가 설정한 거라고 하더라고요.
"맞아요. 캐릭터에 대한 열의는 작가랑 저보다 더 대단했다고 생각해요. 꼼꼼한 캐릭터 분석은 물론 섬세한 제스처와 사소한 소품, 의상, 헤어까지 모두 선배의 작품이죠. 처음에 선배가 백발을 한다고 했을 땐 '어떻게 하려고 하나' 싶었어요. '이렇게 망가져도 될까. 웃기진 않을까' 등의 오만가지 고민이 들었죠. 그런데 선배는 자칫 우스꽝스러울 수 있는 캐릭터를 그렇지 않게 소화했어요. 사실 백교주가 특히 이상한 대사들이 많아요. 재미도 없고요. 정상적이지 못한 사람의 말이다 보니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은데 조성하 선배는 자신만의 색깔로 녹여내더라고요. 말투부터 눈빛까지 한 끗 차이로 싸구려 교주가 아닌, 목사 같기도 하고 사이비 같기도 한 백정기의 다채로운 매력을 만들어냈죠. 전 지금도 그 점이 가장 놀라워요." 
Q. 조성하씨 반응은 어땠나요?
"본인은 '내가 언제 이런 거 해보겠냐'며 오히려 좋아하셨어요. 정말 순수하신 것 같아요. 지금 제가 끼고 있는 이 반지도 다 직접 스타일리스트와 디자인해서 제작하신 거예요. 머리 염색하시면서 다양한 색깔의 사진으로 보내주셨죠. 어떤 게 가장 나은지 확인하기 위해서요. 사실 선배는 아직도 백정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것 같아요. 술자리에서 장난으로 불기도를 하고 그러거든요.(웃음)"
Q. 극중 백정기는 왜 임상미에게 집착하는 걸까요? 3년이나 기다리면서요.
"저희가 생각하는 백교주는 과대망상증 환자에요. 후반부로 갈수록 백교주의 과대망상증이 심해지는 모습이 보이는데 그런 환자가 어떤 한 인물에 집착할 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를 보여주고 있는 거죠. 단순히 임상미(서예지 분)를 탐낸다기 보다 '쟤를 영적 부인으로 맞이하면 내가 원하는 걸 이룰 수 있어'라는 생각에 그렇게까지 집착한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일종의 스토킹?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사랑의 형태라고 봐요."
Q. 겁탈신은 모두가 충격을 받았는데요, 실제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현장 분위기는 정말 좋았어요. 오히려 웃겼죠. 조성하 선배가 원래부터 분위기 메이커에요. 후배가 긴장할 수 있으니까 일부러 재밌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셨어요. 사실 본인도 얼마나 창피했겠어요. 그런데 선배가 먼저 유쾌한 분위기를 잡고 가주니까 서예지씨도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편 지난 17일 방송된 '구해줘' 14회에서는 영부 백정기(조성하 분)를 속이기 위해 영모로서 기도를 올리는 임상미(서예지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방송 말미, 구선원의 비리를 추적하던 잠입 기자 홍소린(전여빈 분)이 조완태(조재윤 분)에게 붙잡혀 충격을 안긴 상황. 이에 과연 임상미와 그의 조력자들이 구선원을 무너뜨리고 행복한 삶을 되찾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전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nahee@osen.co.kr
[사진] CJ E&M 제공, '구해줘'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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