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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랑茶랑] ‘프리미엄’ 렉서스, LC500에서 ‘슈퍼카’를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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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희수 기자] 렉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런데 그들이 새롭게 탄생시킨 플래그십 모델은 더 이상 프리미엄에 머물러 있지 않으려 하고 있다. 단계를 넘어 ‘슈퍼카’를 꿈꾸고 있다. 렉서스의 럭셔리 쿠페, LC500과 LC500h가 그 본 궤도다.  

이 차는 우리나라에 지난 7월 상륙했다. 가솔린 모델인 LC500이 1억 7,000만 원, 하이브리드 모델인 LC500h가 1억 8,000만 원 하는 고가의 차이지만 그 사이 국내에서는 8대가 팔렸다. 대수는 적지만 금액은 13억 원을 훌쩍 넘는다. 

연예계에서는 그룹 빅뱅의 멤버 태양이 이 차를 몰고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해 크게 화제가 됐다. 태양은 렉서스 LC500의 홍보대사다. 

연예인도 반하게 하는 이 차를 용인의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만났다. 렉서스가 구매층을 대상으로 하는 서킷 체험행사를 열었는데, 미디어 관계자들에게도 시간을 할애해 차를 경험해 볼 수 있게 했다. 렉서스는 몇 대를 더 파느냐를 떠나서 LC500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LC500은 ‘렉서스의 미래’이기 떄문이다. 

이 차는 개발 과정이 독특하다. 개발을 주도한 항목이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양산형으로 출시 된 LC500은 2012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 된 콘셉트카 LF-LC가 그 뿌리다. 대개의 콘셉트카는 큰 방향성은 제시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현실과 타협한다. 원조가 되는 콘셉트카와 양산형은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렉서스 LC500은 콘셉트카 LF-LC의 원형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미래의 차가 현실에 그대로 뛰어든 셈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번 LC500 서킷 체험 행사에는 LC500 개발을 주도한 사토 코지 수석 엔지니어가 참석해 개발 과정의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눈길 끄는 대목이 있었다. LC500의 탄생 과정에 도요타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깊숙히 관여하고 있었다.  

사토 수석 엔지니어는 “LC500 개발 과정에 다쿠미 드라이버와 마스터 드라이버의 역할 분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쿠미는 장인(匠人)을 뜻하는 일본말이다. 즉 다쿠미 드라이버는 사토 수석처럼 평생 한 길만 파고 있는 장인급 엔지니어를 말한다. 

그렇다면 마스터 드라이버는? 바로 도요타 아키오 사장을 말한다. 아키오 사장은 토요타자동차 그룹을 이끄는 총수이면서 수준급 자동차 레이서다. 사토 수석이 말한 역할 분담은 “마스터 드라이버인 아키오 사장이 목표치를 설정하고, 그 요구 수준을 장인들이 맞췄다는 얘기다. 

사토 수석은 “아키오 사장은 고급 레스토랑의 오너이며, 엔지니어들은 숙련된 요리사들이다. 오너의 까다로운 요구에 부응해 탄생시킨 요리가 LC500이며, 때문에 LC500은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맛’을 지녔다”고 말했다. 

개발 과정에서 아키오 사장이 한 구체적인 요구도 소개 됐다.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등장한 콘셉트카 디자인 그대로 양산차를 개발하라”는 과제였다. 콘셉트카의 명칭 LF는 렉서스의 미래(Lexus Future)였기 때문이다. LC는 럭셔리 쿠페(Luxury Coupe)다. 따라서 LC500은 렉서의 미래를 보여주는 럭셔리 쿠페가 돼야 했다. 

콘셉트카의 디자인은 나무랄 데 없이 아름다웠지만 엔지니어들의 고민은 깊어갔다. 디자인을 변경하지 않고 럭셔리 쿠페의 성능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토 수석은 “엔진은 튀어나오고, 타이어는 들어갈 공간이 없었다. 사람 앉을 자리조차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고의 난코스는 앞바퀴였다. 콘셉트카 디자인이 워낙 낮아 21인치 타이어와 고강도 서스펜션이 들어갈 자리가 확보 되지 않았다. 이 문제는 초소형 3빔 LED 헤드램프로 해결했다. LC500의 헤드램프는 달리는 차창에 흩어지는 물방울처럼 점점이 박혀있다. 어려운 숙제들이었지만 다쿠미 드라이버들은 디자인에서도 성능에서도 손실이 없는 ‘작품’을 만들어 냈다.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서킷을 누비는 LC500과 LC500h는 영락없는 스포츠카였다. 직선구간에서의 가속 능력, 코너를 앞두고 급감속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의 안정감, 코너를 도는 사이 동력을 모아 한달음에 치고 나가는 추력까지 나무랄 데가 없었다.  

5.0리터 V8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한 LC500은 최고 출력 477마력, 최대 토크 55.1kg.m의 힘으로 서킷을 역동적으로 헤쳐 나갔다. 10단 다이렉트 시프트 변속기는 신속하고 리듬감 있는 변속으로 엔진에서 뿜어 나오는 힘을 효율적으로 바퀴에 전달했다. 

배기음은 인공적인 조작없이 스포티한 사운드를 쏟아냈다. 엔지니어의 설명에 따르면 사운드 제너레이터 본체에서 나오는 소리와 사운드 제너레이터 호스의 공명을 조율해 3개의 고주파 음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LC500h는 사운드 음역이 너무 높은 측면이 있었다. V6 3.5리터 엔진을 쓰기 때문에 최고 출력은 299마력이지만 하이브리드로 만들어지는 시스템 출력은 359마력에 이른다. 최대 토크는 5,100rpm에서 만들어지는 35.7kg.m이다. LC500h에서의 하이브리드는 이미 정숙한 연비 운전을 위함이 아니다. 조용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치고 나가는 반전을 위한 하이브리드다. LC500h에는 세계 최초로 유단 기어가 조합 됐다. 이로 인해 10단 자동 변속기에 준하는 변속감을 느낄 수 있다. 

에버랜드 서킷의 가혹한 상황을 전문 레이서가 아닌 일반인들도 무탈하게 통과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렉서스 다이내믹 핸들링(LDH)의 도움도 있었다. LDH는 전륜 조향각을 제어하는 장치와 후륜 조향각을 제어하는 장치, 그리고 조향 토크를 제어하는 장치가 통합적으로 컨트롤 되도록 하고 있다. 주행상황에 따라 네 바퀴 모두에 최적의 조향각을 배분한다고 한다. 

LC500과 LC500h는 서킷에서만 즐길 수 있게 개발 된 차는 아니다. 애초에 그런 목적이었다면 그토록 매혹적인 디자인을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 렉서스 관계자는 “유명 영화제에서 최고의 배우가 LC500을 타고 레드카펫에 당도하는 상황을 그려본다”고 말했다. 

시대를 이끄는 트렌드세터들이 남다른 감각을 뽐낼 수 있는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었다. 가수 태양이 LC500의 홍보대사로 선택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날 서킷 체험에서 강조 되지는 않았지만 일반 도로 주행에서 유용한 기능들도 LC500은 빠짐없이 갖추고 있었다. 앞 차와의 간격을 유지한 채 지정 된 속도로 달리는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이 장착 돼 있다. 보통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라 부르는데 렉서스는 속도 제한없이 모든 속도 구간에서 차간 거리 제어 모드가 적용 돼 있어서 ‘다이내믹 레이더’로 이름 붙였다.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스티어링에 보조력을 가하는 차선 유지 어시스트 기능도 있다. 이 기능은 시속 50km 이상에서 작동한다. 

오토매틱 하이빔은 앞 유리창 상단에 부착 된 카메라가 전방에서 오는 차량의 불빛을 감지해 상향등 점멸을 자동으로 조정한다. 

보행자와 충돌했을 때 엔진 후드를 순간적으로 들어올려 주는 기능도 있다. 엔진 후드의 4개 지점에서 동시에 후드를 들어올려 충돌 된 보행자를 보호한다. 

렉서스 LC500을 서킷에서만 만나 봤지만 목소리는 분명했다. 럭셔리한 삶의 동반자이자 슈퍼카가 되고 싶어했다. 그러기에 어마어마한 스펙보다는 아름다운 디자인을 앞세운, 감성적 접근을 시도했다. 그래야만 현실 속 동반이 가능하다. 

사토 코지 수석 엔지니어는 “LC500은 스펙보다는 필링, 감성에 초점을 맞춘 차다. 물론 그렇다고 스펙이 떨어지지도 않는다. 이 차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포르쉐, 마세라티, 페라리 같은 슈퍼카들을 많이 접해 봤지만 결국 우리는 렉서스 만의 맛을 만들어 냈다. 그 대표적인 맛이 바로 LC500이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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