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 마스터’ 박찬희, “라틀리프, 한국농구에 큰 도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9.20 05: 39

박찬희(30·전자랜드)의 패스가 리카르도 라틀리프(28·삼성)의 덩크슛으로 연결될 날이 머지않았다.
대한민국농구협회와 KBL은 라틀리프의 특별귀화를 추진하고 있다. 라틀리프의 특별귀화는 지난 15일 대한체육회의 심의를 통과했다. 라틀리프는 법무부의 국적심의위원회의 승인 절차를 남겨놓고 있다. 라틀리프가 순조롭게 국적을 취득한다면 오는 11월 2019 중국농구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홈&어웨이 A매치가 데뷔무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박찬희는 2017 레바논 아시아컵에서 한국이 3위를 차지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그는 경기당 평균 8.7분의 짧은 시간을 뛰며 5어시스트를 기록, 아시아 전체 6위에 올랐다. 박찬희의 패스가 김종규의 앨리웁 덩크슛으로 연결된 장면은 하이라이트였다.

박찬희는 지난 16일 농구팟캐스트 ‘세컨리바운드’의 공개방송에 게스트로 참여해 농구팬들과 만났다. 박찬희는 재치 있는 입담으로 아시아컵 뒷이야기를 전해 웃음을 선사했다.
아시아컵 3위에 대해 박찬희는 “사실 기대를 많이 받고 간 입장은 아니었다. 난 대회 일주일을 남기고 합류했다. 개인적으로 걱정을 많이 했다. 저녁마다 (오)세근이 (이)정현이와 미팅을 했다. 결과가 안 좋으면 우리가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었다. 선수들 다 하려는 의지가 있었다. 덕분에 가서 괜찮은 성적을 냈다”고 전했다.
2년 전 창사 아시아선수권 직전에 박찬희는 손가락을 다쳤다. 중국 현지에 가서도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왔다. 중국과 예선에서 22점을 앞서던 한국은 양동근의 체력이 방전되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박찬희의 공백이 너무나 컸다.
당시 상황에 대해 박찬희는 “그 때는 나가기 전날 김종규의 옆구리를 찔렀는데 유니폼에 손이 걸려 손가락이 빠졌다.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내가 중국전에 뛰었어도 경기결과는 몰랐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대회 맹활약으로 박찬희는 2년 전 기억을 깨끗하게 지웠다. 박찬희는 ‘패스 마스터’란 별명을 얻기도. 그는 “대표팀은 워낙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다. 난 보이는 대로 (공을) 줬을 뿐이다. 선수들이 잘 넣어줘서 운 좋게 어시스트를 많이 했다. 근데 김종규와의 앨리웁은 내가 봐도 멋있었다. 하하. 대표팀에는 다 뛰어난 선수들이 온다. 각자 역할에 집중했다. 고참들이 책임감을 갖고 후배들에게 이야기했는데 잘 따라줬다”며 농담을 했다.
라틀리프의 귀화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박찬희는 “일단 내가 (대표팀에) 뽑히는 게 먼저다. 하하. 라틀리프 같은 선수가 있으면 유리하다. 잘 달리고 계속 (공을) 주면 된다. (공을) 안 주면 삐진다고 하더라. 서먹하지 않으려면 보이는 대로 바로바로 (공을) 줘야 한다. 라틀리프가 들어오면 한국농구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라틀리프의 합류를 반겼다.
열악한 대표팀에 대한 처우문제도 지적했다. 박찬희는 “김종규와 같은 방을 썼다. 일어나면 ‘뭐 먹을까?’를 먼저 고민했다. 하루에 한 번 룸서비스를 시켜 먹었다. 샌드위치가 제일 맛있었다. 경기 날 점심에는 매니저 형이 만들어주신 제육볶음을 먹었다. 밥그릇과 숟가락을 들고 방에 가서 김, 김치, 스팸 등을 같이 먹었다. 저녁에는 호텔식사는 거의 안 먹었다. 너무 중동스러웠다. 매니저 형이 음식을 잘했다. 한국에 와서는 다시는 제육볶음 안 먹으려 했다. 그런데 맛있어서 먹게 되더라”며 웃었다. 웃기지만 결코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에피소드였다.
지난 아시아컵의 중계방송을 맡은 이는 다름 아닌 박찬희의 친동생 박찬웅 캐스터였다. 형이 대표팀 선수로 뛰고, 동생이 중계를 맡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박찬희는 “제 동생이 성격이 좋다. 우연찮게 동생이 중계방송을 했다. 물론 좋았지만 경기 중에 들을 수는 없었다. 잘하는 것 같더라. 동생이 뿌듯해했다”며 기뻐했다.
전자랜드는 FA로 풀린 박찬희와 연봉 5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1순위로 조쉬 셀비를 뽑은 전자랜드의 차기 시즌에 대한 기대도 크다. 박찬희는 “셀비는 일대일로는 못 막겠다. 확실히 다르다.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 몰트리는 높이가 좋다. 슛도 좋다. 다만 몸싸움이 좀 약하지만 잘 달린다”고 평했다.
끝으로 박찬희는 “작년에 6강에서 끝났지만, 올해는 더 높은 곳에 올라가서 좀 더 팬들에게 성취감을 줄 수 있는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전자랜드 팬들의 응원을 당부했다.
박찬희가 출연한 농구팟캐스트 '세컨리바운드'는 팟빵 홈페이지를 방문하거나 어플리케이션을 핸드폰에 다운받으면 무료로 들을 수 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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