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유희관, ‘느림의 미학’으로 완성한 두산의 역사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9.19 21: 34

두산 베어스 유희관(31)이 KBO리그 역대 11번째 5년 연속 10승 기록을 달성한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그리고 차근차근 두산의 역사로 자리매김 해나가고 있다.
유희관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며 시즌 10승(6패) 고지를 밟았다. 유희관의 역투, 그리고 타선의 홈런 폭발에 힘입어 두산은 8-3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두산 타선은 초반부터 유희관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회 선취점을 뽑아냈고 3회말 유희관이 문규현이 동점 솔로포를 얻어맞았지만 4회 오재일의 1점 홈런과 양의지의 2점 홈런으로 다시 리드를 안겼다. 그리고 5회 허경민이 만루포를 터뜨리며 유희관을 도왔다.

유희관은 이날 3회를 제외하고는 별 다른 위기 없이 이닝을 풀어갔다. 볼넷 3개가 있었지만 정교한 제구를 뽐내다가 나온 볼넷이었다. 6회말 볼넷 2개로 2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역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만큼 유희관의 이날 투구는 그리 흠잡을 곳이 없었다. 결국 유희관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8개의 공으로 삼자범퇴 처리, 자신의 완벽한 투구의 피날레를 만들었다.
이로써 유희관은 지난 2013년 10승(7패)을 거둔 뒤 2014년 12승(9패), 2015년 18승(5패), 2016년 15승(6패)를 따냈고 올 시즌까지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면서 올 시즌까지 이어왔다. 아울러 이날 2회초 선두타자 앤디 번즈를 삼진으로 잡아내 4년 연속 100탈삼진 기록까지 달성했다.
2009년 입단 이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유희관은 상무에서 기량을 갈고 닦았다. 그리고 2013년부터 두산 선발진에 본격적으로 합류해 혜성 같은 등장했고 이제는 두산 선발진의 대들보로 성장했다.
유희관은 그동안 편견에 사로잡혔다. ‘느린공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선입견이 언제나 따라다녔다. 하지만 유희관은 정교한 제구력과 꾸준함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선입견을 극복해냈다. ‘느림의 미학’을 보여준 대표적인 투수였다.
이날 역시 빠른공 최고 구속은 139km에 불과했고 평균 130km대를 기록했지만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 62%를 기록했고 슬라이더(16개), 커브(14개), 체인지업(35개) 등의 다양한 변화구로 롯데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지난 2015년 18승을 거두며 두산 왼손 투수 최다승 기록을 달성했고 지난해 역시 15승을 달성, 구단 최초로 2년 연속 15승 이상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그리고 올 시즌 10승을 달성하면서 유희관은 다시 한 번 두산의 역사가 됐다. KBO리그 역대 11번째 5년 연속 10승을 달성했지만, 이는 구단 좌완 투수로는 최초의 기록이었다.
그리고 이날 경기 전까지 176⅓이닝을 소화했던 유희관은 7이닝을 추가, 183⅓이닝을 기록하면서 2015년부터 3년 연속 18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가 됐다. 이 역시 두산 토종 좌완 투수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순수 두산 선수로는 김상진에 이은 두 번째다.
이렇게 유희관은 스스로 두산의 역사를 스스로 바꿔놓았고. 유희관은 꾸준함은 ‘현재 진행형’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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