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양현종 잡은 박종훈, ‘호랑이 울렁증’ 탈출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9.19 21: 40

어렵다고 봤던 승부를 뒤집은 것은 박종훈(26·SK)의 위력적인 투구였다. 마지막은 좋지 않았지만 호투를 벌였다. 개인적으로는 ‘호랑이 울렁증’에서도 탈출했다.
박종훈은 19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81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실패해 외견상으로 보기에는 그다지 좋은 않은 숫자. 하지만 경기 내용은 숫자가 모두 말해주지 않았다. KIA 타선의 기를 완전히 꺾으며 팀의 7-4 승리에 일조했다.
이날 선발 매치업은 KIA가 유리하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22년 만의 토종 선발 20승에 도전하는 양현종이 KIA 마운드에 섰다. 직전 등판(13일 인천 SK전)에서 다소 흔들리기는 했으나 여전히 버거운 상대였다. 반면 박종훈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걸리는 점이 있었다. 바로 KIA전 약세였다.

박종훈은 KIA를 만나 좋은 기억이 거의 없었다. 통산 KIA전 10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7.59의 성적이었다. 10번의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가 두 번 있었으나 오히려 적은 이닝에 많은 실점을 준 경우가 더 많았던 탓이다. 올 시즌 두 번의 등판에서도 평균자책점은 8.71이었다. 두 번 모두 광주에서의 등판이었다.
하지만 박종훈은 최근 호투로 자신감이 많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었다. 이날은 그런 자신감이 담긴 공이 KIA 타자들을 당황케 했다. 3회 연속 몸에 맞는 공이 빌미가 된 1실점 후 최형우를 병살타로 요리해 추가 실점을 막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자신감을 찾은 박종훈은 4~6회를 거의 완벽하게 막아냈다.
비록 7-1로 앞선 7회 연속안타에 이어 이범호의 노림수에 제대로 걸린 3점 홈런을 얻어맞고 아쉽게 4실점을 하기는 했으나 지난 주말 상승세를 탄 KIA 타선의 예봉을 꺾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결국 불펜이 박종훈의 승리를 지키며 시즌 12번째 승리가 올라갔다.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로 뛴 박종훈은 이제 NC를 제외한 모든 팀에 승리를 따낸 경험을 쌓았다. 
양현종과의 대결도 판정승이었다.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았던 경기였는데, 박종훈이 5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SK에 정말로 중요한 승리를 안겼다. /skullboy@osen.co.kr
[사진] 광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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