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올 시즌 두산만 만나면 고개를 떨궜다. 16일까지 3승 11패 1무로 압도적인 열세를 보였다. 이만 하면 천적 관계에 가깝다. 1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마지막 대결에서 8-21로 패했다. 유종의 미는커녕 커다란 상처만 남겼다. 결과와 내용 모두 실망스러웠다.
야구는 투수 놀음. 그만큼 투수가 승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의미다. 특히 선발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경기 흐름은 선발 투수의 활약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삼성 마운드는 무기력 그 자체. 선발 정인욱은 허무하게 무너졌다. 1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7실점.
좌완 박근홍이 바통을 이어 받았으나 크게 다를 바 없었다. 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7실점. 2회 무려 10점을 허용하며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 이후 김시현, 심창민, 장필준, 권오준이 차례로 등판했으나 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점수차가 아주 큰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에.
두산 선발 투수는 더스틴 니퍼트. 2011년 KBO리그 데뷔 후 삼성을 상대로 16승 2패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2.39. 이달 들어 두 차례 선발 마운드에 올랐으나 평균 자책점 18.36을 기록하는 등 예전 만큼 위력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삼성은 다린 러프와 이승엽의 고군 분투 속에 8점을 얻었다. 1,2회 대량 실점의 여파가 크다 보니 추격에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국민타자' 이승엽의 현역 은퇴 전 마지막 일요일 경기를 맞아 많은 관중들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았으나 타자들의 무기력한 모습에 일찌감치 구장을 빠져 나갔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짙은 경기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