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이승엽이 말하는 #김경문 감독 #변화 #한 자릿수 잔여경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09.16 05: 30

"내가 기억력을 잃지 않는다면 평생 은인으로 삼겠다".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이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을 향해 존경의 뜻을 전했다. 
이승엽은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감동을 평생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예선 7경기 타율 1할3푼6리(22타수 3안타)로 부진했다. 득점 찬스마다 무기력하게 물러나기 일쑤. 하지만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정말 중요할때 딱 한 번만 해주면 된다"고 이승엽을 향한 무한 신뢰를 보냈다.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졌던 이승엽은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2-2로 맞선 8회 1사 1루에서 일본 대표팀의 좌완 특급 이와세를 상대로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투런 아치를 터뜨렸다. 이승엽은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도 선제 투런 아치를 쏘아 올리며 영웅의 힘을 보여줬다.
15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은 "김경문 감독님은 내게 은인과 같은 분이시다. 어떻게 보면 베이징 올림픽이 내겐 터닝 포인트와 같다. 너무나 긴 침체기를 보냈는데 그 홈런 한 방이 내 이름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부진이 계속 되면서 교체되지 않을까 혹은 교체해줬으면 하는 나약한 마음을 가졌다. 하지만 감독님의 생각은 다르셨던 것 같다. 부진 속에서 계속 기회를 주셨는데 제 몫을 하지 못했는데 마지막 순간에 한국 야구와 감독님께 빚을 갚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승엽은 "어떻게 보면 경기에서 빠졌다면 '국민타자'라는 애칭을 유지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기억력을 잃지 않는다면 (감독님을) 평생 은인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지난주부터 방망이 손잡이 부분에 테이핑을 하기 시작했다. 흰색의 테이프로 손잡이 부분을 두껍게 감아서 배트를 잡는다. "배트 스피드가 떨어졌는데 (스피드 향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아 테이핑을 했다"는 게 이승엽의 설명. 현역 은퇴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은 의지가 묻어났다. 
김경문 감독은 "한일 통산 600홈런을 돌파한 이승엽이 은퇴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도 배트에 테이핑을 했는데 후배들이 보고 배워야 한다. 이승엽 같은 홈런 타자가 짧게 치는 걸 보고 뭔가 느껴야 한다. 단순하게 짧게 잡는구나 생각만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승엽은 "살기 위한 선택과도 같다. 야구 선수는 야구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예전 방식으로 상대를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고 조금이라도 변화를 주면서 뭔가 보여주고 싶었다. 어제(14일) 5타수 무안타에 그쳤는데 결과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매일 잘 치면 은퇴할 이유가 없다"고 대답했다. 
이승엽의 은퇴 시점도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어느덧 한 자릿수 경기에 접어 들었다. 하지만 그는 "별 의미없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데뷔 후 가장 지쳐있는 시기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있고 너무 많은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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