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영웅' 이민우 미래는? "100% 아니다, 더 좋아질 것"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09.15 06: 33

"100% 아니다, 더 좋아질 것이다".
KIA 우완 이민우가 난세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지난 1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즌 15차전에 데뷔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라 6이닝을 6피안타 1사구 2실점으로 막고 팀의 11-2 승리를 이끌었다. 데뷔전에서 퀄리티스타트와 첫 승까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KIA에게는 중요한 경기였다. 전날 SK에게 10-5로 앞서다 필승조가 출격하자마자 7회말 10점을 내주고 또 한번의 충격 역전패를 당했다. 두산에게 2.5경기차로 쫓기는 상황에서 선두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힘들게 부산까지 내려가느라 체력적으로 지쳤다. 데뷔전에 나서는 신인투수의 어깨에 엄창난 부담이었다.  

최근 기세가 떨어졌지만 롯데의 만만치 않는 타선을 상대해야했다. 타선이 1회와 2회 9점을 뽑아주며 어깨를 가볍게 했지만, 뒤에 버티는 불펜이 약한데다 신인 투수가 언제 갑자기 무너질 지도 몰랐다. 그러나 이민우는 흔들림없이 이닝을 막았고 어느새 6회까지 단 2점으로 제압했다. 
묵직한 직구와 예리한 커브와 슬라이더, 포크까지 무리없이 구사했다. 무엇보다 던지고 싶은 곳에 던지는 안정된 제구력이 돋보였다. 팀이나 자신에게 대단히 중요했던 데뷔전, 그것도 롯데에 일방적인 응원을 펼치는 사직구장이었다. 초반에는 떨었겠지만, 어느새 노련한 투수처럼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이민우의 호투에 선배들의 얼굴은 웃음을 되찾았다. 이민우의 호투를 칭찬했고 팀 분위기도 밝아지는 모습이었다. 경기내내 긴장한 얼굴로 투구를 지켜보던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도 한 숨을 더는 표정이었다. 신인의 호투가 가져온 대반전이었다. 이민우의 이름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었다. 
이민우는 대학시절(경성대) 에이스였다. 포수를 하다 대학에서 투수로 전향했는데 4학년까지 에이스로 활약했다. 마운드에 오르면 거의 완투를 했고 120~130개를 던지곤 했다. 때문에 마운드를 운영하는 솜씨가 좋았고 배짱도 두둑했다. 직구의 힘이 좋았고 변화구는 물론 완급투구를 하는 능력까지 자연스럽게 배양되었다. 롯데와의 첫 경기가 그냥 잘 던지는 것은 아니었다. 
2015년 1차 우선지명을 받은 이유였다. 그러나 대학에서 많이 던지다보니 팔꿈치가 좋지 않았다. 구단은 수술을 감수하겠다는 판단 아래 1차 지명을 했다. 당시 프랜차이즈 출신 후보 가운데 그만한 투수가 없었다. 수술을 받는 대신 곧바로 군복무(공익근무)을 수행했다. 재활겸 군복무를 마치고 올해부터 2군에서 선발수업을 했다. 시즌 중반부터 비밀병기로 공을 들여 다듬었다. 
첫 경기에서 눈부신 호투를 했지만 이제 첫 걸음마를 뗐을 뿐이다. 퓨처스리그 14경기에서도 투구밸런스가 좋을때는 뛰어난 볼을 던지는 반면 밸런스가 흐트러지면 다소 구위가 흔들리는 경우가 있었다. 보다 많은 1군 경기에서 다양한 타자들과 상황들을 경험하면서 배워나가야 한다. 특급타자들을 상대하다보면 무너질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롯데전 투구가 모든 것은 아니라는 것이 자체 진단이다. 앞으로도 훨씬 더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민우의 재활과 2군 경기를 지켜본 KIA 코치진은 "아직은 100% 상태가 아니다. 앞으로도 구속이 3~4km 정도 더 나올 수 있다.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KIA에 신선하고 활기를 불어넣는 강렬한 새 얼굴이 등장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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