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8년만의 첫 승. 한화 좌완 투수 김경태(26)에겐 잊을 수 없는 짜릿한 밤이었다.
김경태는 14일 대전 넥센전에서 6회 구원등판했다. 2-2 동점으로 맞선 6회 2사 1루에 투입된 김경태는 첫 타자 이정후를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6회 오선진의 솔로 홈런으로 3-2 리드를 잡은 7회 서건창에게 안타 하나를 허용했지만 박정음-김하성-채태인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주무기로 각도 큰 커브를 던지는 김경태이지만 이날 삼진 3개의 결정구는 모두 직구였다.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은 뒤 역으로 직구를 결정구 삼았다. 허를 찔린 김하성과 채태인은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한화의 10-2 승리와 함께 김경태는 프로 데뷔 8년, 42경기 만에 프로 데뷔 첫 승 감격을 누렸다.
김경태는 "8년 만에야 데뷔 첫 승을 올렸다. 첫 승이 늦어 한화팬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가장 크다. 오늘의 첫 승을 발판삼아 더 노력해서 잘하는 선수가 되겠다"며 "아직 과도기이지만 이제 시작이다. 아직 한참 멀었지만 (정)우람이형을 목표로 보고 있다. 마인드를 많이 배우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동산고 출신으로 지난 2010년 7라운드 전체 52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김경태는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2013년 1군 16경기에서 홀드 2개를 거둔 게 의미 있는 성적. 그 뒤 2년간 경찰야구단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했지만 지난해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71에 그쳤다. 올해도 8월에야 1군 기회를 얻었다.
올 시즌 12경기밖에 나서지 않았지만 기록이 괜찮다. 1승2홀드 평균자책점 1.74. 10⅓이닝을 던지며 8피안타 7볼넷 12탈삼진 2실점으로 막고 있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장점 있는 선수다. 커브 각도가 상당히 조고, 공을 던질 때 팔이 뒤로 숨겨져 나온다. 타자로선 치기 까다로운 폼이다. 그동안 제구 때문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올해 나름대로 잘하고 있다. 한 단계 올라설 것이다. 앞으로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고 기대를 걸었다.
승부처에도 종종 투입되기 시작한 김경태는 "이상군 감독님께서 많은 기회를 주셔 감사할 따름이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원래 투구폼대로 팔을 (스리쿼터로) 다시 내렸다. 좌타자 상대에도 메리트가 있고, 나 스스로 던질 때 마음이 편해졌다. 제구 약점이 있지만 공 자체가 지저분하기 때문에 맞혀 잡는다는 생각으로 자신 있게 공을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목표는 같은 팀 마무리투수 정우람. 김경태는 "우람이형 조언이 큰 힘이 됐다. 힘들 때가 자주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같이 안타까워하며 마운드에서 마음가짐에 대해 조언을 해줬다. 오늘 첫 승도 기쁘게 축해주시더라"며 웃은 뒤 "우람이형에게 많은 것을 배워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