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잔루 14개' LG, '변비 타선'에 좌절된 5연승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9.10 17: 58

상대 선발투수가 도통 영점을 잡지 못하는 상황. 그러나 LG 타선은 기선제압의 기회를 놓쳤다. 경기 내내 주자만 나가면 침묵이 시작됐고, 결국 잔루 14개를 남긴 채 경기를 내줬다.
LG는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 팀간 15차전을 1-5로 패했다. 선발투수 차우찬은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로 제 역할을 다했다. 3회 3실점했지만 4회부터 6회까지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뒷심을 보였다.
문제는 식어버린 타선이었다. 올 시즌 내내 LG의 고민거리였던 타선은 팀의 5연승 도전을 스스로 막아섰다. 잔루 14개를 남겼다. 특히 4회와 8회, 두 차례 1사 만루 기회에서 단 1득점에 그친 것이 뼈아팠다.

LG는 이번 주 내내 패를 잊었다. 선두 KIA와 주초 2연전을 싹쓸이한 뒤 5강 싸움의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넥센과 2연전서 1승1무를 거뒀다. 양상문 LG 감독도 "넥센같은 강팀을 만나 1승무는 분명 잘한 결과다"라고 밝힐 정도였다. 이어 9일에는 잠실 라이벌 두산을 상대로 4-3 역전승을 일궈냈다. 주간 성적 4승1무. LG는 이번 주 호성적 덕에 단독 5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었다. 연승 기간 타선은 제 역할을 다해왔다. 5경기서 팀 타율 2할8푼5리. 같은 기간 리그 3위에 해당한다. 또한, 팀 득점도 25점으로 공동 3위였다.
그러나 10일 경기, 그 타선이 갑자기 차게 식었다. LG는 1회부터 대량 득점 기회를 잡았다. 두산 선발 함덕주가 통 영점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두 문선재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고르며 기회를 만들었다. 손주인의 희생번트와 정성훈의 땅볼로 2사 3루, 김재율과 양석환, 이형종이 연이어 볼넷을 얻어내며 밀어내기 1득점했다. LG의 선취점. 그러나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채은성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더 달아나지 못했다. 이 장면은 LG 잔루의 서막이었다.
2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LG는 3회 1사 후 정성훈의 안타로 기회를 잡았다. 김재율이 3루수 직선타로 물러났지만 양석환의 볼넷으로 다시 득점권 기회. 그러나 이형종이 유격수 뜬공에 그쳤다.
이날 경기 LG의 가장 큰 찬스는 두산이 3회 3득점하며 1-3 역전을 허용한 뒤인 4회 찾아왔다. LG는 채은성과 유강남의 연이은 좌전 안타로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함덕주의 강판. 두산 벤치의 선택은 김명신이었다. 그러나 오지환이 인필드플라이로 물러났다. 문선재가 유격수 글러브 스치는 중전 안타로 1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여기서 LG 벤치는 대타 박용택을 내세웠다. 그러나 박용택이 유격수 뜬공에 그쳤고, 이어 채은성의 도루자까지 나왔다. 1사 만루 무득점.
LG는 5회부터 7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5회에는 1사 후 김재율, 6회에는 2사 후 오지환이 살아나갔지만 모두 잔루로 바뀌었다. 7회는 다시 득점권 기회. 선두 강승호가 좌전 안타로 살아나갔지만 정성훈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후속 김재율 타석에서 폭투가 나오며 1사 2루 기회가 만들어졌지만 김재율과 양석환이 연이어 1루수 파울플라이에 그쳤다. 7회까지 LG의 잔루는 10개였다.
LG는 8회 다시 한 번 호재를 잡았다. 1사 후 채은성과 유강남이 연속 안타로 출루했고, 오지환이 좌전 안타로 살아나갔다. 오지환의 타구가 좌익수 방향으로 높게 떴으나 김재환과 류지혁이 엉켰다. 결과는 안타. LG는 1사 만루 기회에서 오지환이 3루수 직선타, 문선재가 2루 땅볼로 물러났다.
9회에도 무사 2·3루 기회가 이어졌지만 최재원의 좌익수 뜬공 때 태그업을 시도한 3루주자 정성훈이 홈에서 횡사하며 아웃카운트 두 개가 불어났다. 사실상 추격이 힘들어지는 장면이었다.
이날 LG는 10안타를 때려냈다. 두산(8안타)보다 더 많은 주자가 1루까지 나갔다. 그러나 득점권에서 14타수 2안타에 그쳤다. 특히 3회와 8회 두 차례 1사 만루 기회에서 득점이 나오지 않은 점은 LG 타선의 답답함을 드러냈다. 1회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그나마 점수를 뽑은 것이 영봉패를 면하게 했다.
LG는 이날 패배로 SK에 다시 5위 자리를 내줬다. 빈타가 더욱 아쉬운 이유다. /ing@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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