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6이닝 무실점' 양과 질 다 갖춘 두산 '양질 불펜'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9.10 17: 58

선발투수가 3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간 상황. 스코어는 불과 2점차. 여러 모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두산은 승리를 따냈다.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곰떼 불펜'의 존재감 덕분이다. 6이닝 동안 다섯 명이 이닝을 쪼개가며 등판했다. 그야말로 양질(良質)의 불펜이었다.
두산은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전을 5-1로 승리했다. 전날(9일) 경기 3-4 분패를 씻을 값진 1승. 아울러, 2년 연속 '잠실 라이벌' LG 상대 전적 우세를 확보했다. 아울러, 이날 삼성에 패한 선두 KIA와 승차를 다시 3.5경기로 좁혔다.
타선에서는 김재환이 빛났다. 김재환은 팀이 0-1로 뒤진 3회 1사 만루에서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때려냈다. 두산은 이때 만든 리드를 끝까지 빼앗기지 않으며 3-1 승리를 완성했다.

마운드 운영은 두산 벤치의 예상과 엇나갔다. 선발투수 함덕주가 4회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시작부터 제구가 흔들렸다. 함덕주는 1회 2사 3루에서 세 타자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1실점했다. 선두 문선재와 승부에서 풀카운트 끝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희생번트와 내야 땅볼로 2사 3루, 김재율과 양석환, 이형종에게 차례로 볼넷을 허용했다. 1회 34구를 던졌는데 볼(20개)이 스트라이크(14개)보다 더 많았다. 함덕주는 2회를 7구만에 삼자범퇴 처리하며 기세를 모으는 듯했다. 그러나 함덕주는 4회 다시 흔들렸다. 선두 채은성과 후속 유강남에게 연달아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자 두산 벤치가 한 박자 빠르게 움직였다. 곧장 김명신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명신은 선두 오지환에게 인필드플라이를 유도해 급한 불을 껐다. 후속 문선재에게도 유격수 직선타를 유도했지만 타구는 류지혁의 글러브를 맞고 중전 안타로 이어졌다. LG 벤치는 대타 박용택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박용택은 유격수 뜬공. 후속 정성훈 타석에서 LG의 주루사로 4회 위기가 끝났다.
이때부터 두산 불펜의 힘이 여실히 발휘됐다. 김명신은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김재율에게 안타 하나만을 내주며 실점 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6회부터는 김승회 차례였다. 김승회는 채은성과 유강남을 깔끔하게 범타처리하며 임무 수행을 마쳤다.
다음 카드는 이현승. 그러나 이현승은 오지환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다. 여기서 두산 벤치가 다시 한 번 움직였다. 이번 선택은 김강률이었다. 이현승이 후반기 부진하지만 남은 3⅓이닝을 생각한다면 쉽사리 내리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과감한 교체가 이뤄졌고, 김강률은 문선재를 중견수 뜬공으로 솎아내며 불을 껐다. 김강률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1피안타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막아섰다.
김강률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위기를 맞았다. 채은성과 유강남에게 연달아 우전 안타를 맞았다. 오지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했으나 좌익수 김재환과 유격수 류지혁이 엉키며 역시 안타. 1사 만루가 됐다.
두산 벤치는 이용찬을 급파했다. 이용찬은 문선재를 3루수 직선타로 처리한 뒤 강승호를 2루 땅볼로 막아냈다. LG의 이날 경기 두 번째 1사 만루 무득점이었다. 이용찬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실점없이 경기를 지켜냈다.
이날 두산 불펜은 김명신(2이닝)-김승회(⅔이닝)-이현승(0이닝)-김강률(1⅔이닝)-이용찬(1⅔이닝)이 차례로 등판했고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양, 질을 갖춘 양질의 불펜이 견인한 값진 1승이었다. /ing@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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